디지털 혁명의 다음은 3D 가상 세계에서 일하고 노는 세상 온다
디지털 혁명의 다음은 3D 가상 세계에서 일하고 노는 세상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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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는 단연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다.
이 회사는 당뇨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을 비만 치료제로 바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매출은 2323억 덴마크 크로네(한화 45조8528억원)로 전년 대비 31% 급증했다.
주사제에 이어 먹는 약도 개발했는데, 복용 3개월(12주) 만에 체중을 13.1%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노보노디스크는 매출 증대에 발맞춰 지난해 11월 제조 시설 확충에 450억 덴마크 크로네(8조2832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허준(54)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최근 노보노디스크 엔지니어링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허 교수가 학내 창업한 회사가 계약 주체이다. 그는 2000년 미국에서 위성 정보로 농업과 임업 생산량을 예측하는 회사를 창업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신약이나 바이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정보 공학자가 어떻게 글로벌 제약사와 손을 잡았을까.
허 교수는 지난 12일 연세대 제1 공학관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공간정보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산업이든 3D(입체) 세계로 들어올 수 있다”며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디지털 전환의 다음 단계는 AI로 구현하는 3D 가상 세계”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의 생산성, 품질 획기적으로 높여”
노보노디스크가 새로운 공장을 세우는 데 어떤 식으로 참여하나.
“간단히 말해 건설현장을 3D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것이다.
실제 세계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3D 공장을 역시 3D로 만든 설계도와 대조하면 현장에 가보지 않고도 문제가 없는지 알 수 있다.”
실제 공장을 가상 세계에 3D로 만들려면 어떤 작업을 해야 하나.
“일종의 레이저 거리 측정계인 라이다(LiDAR)로 공장을 스캔한다. 레이저를 쏘고 물체에서 반사된 빛을 감지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정보로 공장을 이루는 모든 물체를 입체 공간에 구현한다. 공간에 무수히 많은 점을 찍어 입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3D 설계도나 레이저 스캔은 이미 건설업에 도입된 기술이다.
“이전에도 3D 설계도가 있었고 레이저로 현장을 스캔했다. 하지만 설계도와 레이저 스캔 결과를 사람이 일일이 대조하기 힘들었다.
워낙 데이터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큰 레이저 스캔 정보와 고화질 3D 자료를 스마트폰과 같은 일반 장비로 볼 수 있고
엄청난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나눠 빠르게 분석하고 계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면에 원하는 곳을 띄우고 키보드를 누르면 시공과 설계의 오차가 한눈에 들어온다.”
건설현장에서 3D가 필요한 이유는.
“도로를 닦는데 설계도와 3㎝ 차이가 나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파트 창문이 3㎝ 틀어졌다면 문제가 다르다.
첨단 제조공장이라면 그보다 더 심각하다. 3년간 10조원을 들여 공장을 만든다면 하루에 대략 100억원씩 쓰는 셈이다.
그런데 현장이 설계도와 다른 게 나중에 밝혀지면 그 돈을 모두 날리는 일이 된다.
예를 들어 직진으로 설계된 파이프가 몇 ㎝ 꺾이면 유체 속도와 압력, 밀도까지 바뀐다.
그런 곳에서 첨단 신약을 균일하게 만들 수 없다. 노보노디스크가 우리와 손잡은 것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