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는 가라 문어 빨판이 맡는다

주사기는 가라 문어

주사기는 가라 문어 빨판이 맡는다

주사기는 가라 문어 빨판이 맡는다

엔진 수입 논란 달 착륙선 한화가 구원투수 나섰다

‘나의 문어 선생님’이란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목이 빈말은 아니었다.

과학자들이 문어의 빨판에서 약물을 피부 깊숙이 전달하는 방법을 배웠다.

주사를 맞지 않고도 쉽게 약물을 투여할 길이 열린 것이다.

이미 동물실험에서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효과를 확인해 상용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실이나 해저 발굴 현장에는 물속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문어 빨판 장갑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어 빨판 모방은 한국 과학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성균관대 화학공학부의 방창현 교수와 약대 김기현 교수 연구진은 “문어의 빨판을 모방한 약물전달 패치를 개발해 동물과 사람 피부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 나노(ACS Nano)’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22일 인터넷에 먼저 공개됐다.

논문 제1 저자는 성대 화학공학부 박사과정의 이지현 연구원이다.

피부로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은 간편하고 원하는 곳에만 사용할 수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피부가 원래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갖고 있어 외부 물질이 침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밀도가 높은 각질층은 약물이 잘 침투하지 못한다.

연구진은 문어의 빨판 구조를 모방해 피부 각질층의 구조를 변형시키는 흡착 컵을 개발했다.

앞서 2017년 방창현 교수는 네이처지에 문어 빨판 내부에 있는 입체 돌기 구조가 접착력의 원동력임을 밝혔다.

문어 빨판을 보면 돔 구조 안에 둥근 돌기가 있다. 마치 컵 안에 공을 하나 넣어둔 것과 흡사하다.

연구진은 문어 빨판을 모방한 돔형 흡착 컵을 만들었다.

컵을 표면에 대고 누르면 표면의 수분을 옆으로 밀어내지만, 일부는 돌기의 옆을 통해 안쪽으로 올라간다.

그 뒤 컵에서 힘을 빼면 돌기와 물체 사이에 수분이 있던 공간이 비어 진공 상태가 된다. 흡입력이 발생하는 음압 환경이 구현되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패치는 한쪽 면에 지름 3㎜인 흡착 컵들이 붙어있는 형태이다.

패치를 붙이면 피부에 바른 약물이 이전보다 훨씬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다.

흡착 컵이 만든 음압 덕분에 피부 각질층의 구조가 변형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패치의 음압에 의해 각질층 사이에 미세한 공간이 발생하는 것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약물이 더 깊숙한 곳까지 전달될 수 있다.

연구진은 생쥐 피부에 아토피를 유발하고 흡착 컵 패치로 치료용 천연물을 전달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28일이 지나자 피부가 깨끗해졌다. 연구진은 그냥 피부에 약을 바르는 것보다 치료 효과가 더 높았다고 밝혔다. 사람 피부에서도 약물전달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연구소의 김수남 박사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김진웅 교수, 포항공대 화학과 이기라 교수도 참여했다.

방창현 교수는 “문어 빨판을 모방한 패치는 의약품뿐 아니라 화장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교내 창업기업인 미메틱스에 약물전달 패치 기술을 이전하고 제품화를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 과학자들은 문어 빨판을 모방해 입안에 붙이는 약물전달 패치를 개발했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장크리스토프 르루(Jean-Christophe Leroux) 교수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문어 빨판에서 영감을 받아 사람 뺨 안쪽에 붙이는 약물 패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흡착 컵은 가로 11㎜, 세로 6㎜이고, 구조는 한국 과학자들이 개발한 것과 비슷하다.

연구진은 입 안쪽 점막이 사람과 비슷한 개인 비글로 패치를 실험했다.

흡착 컵 안에 항이뇨제인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n)을 넣었다.

단백질이나 그 조각인 펩타이드 약물은 분자가 커서 먹는 약으로 흡수하기 어렵다.

대부분 주사로 혈관에 바로 주입한다. 데스모프레신은 먹는 약으로 투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펩타이드 약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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