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얼렸다 장기 전체 냉동 후 녹여 이식 첫 성공

시간을 얼렸다

시간을 얼렸다 장기 전체 냉동 후 녹여 이식 첫 성공

시간을 얼렸다 장기 전체 냉동 후 녹여 이식 첫 성공

바퀴가 프로펠러 되는 트랜스포머 로봇

영화에는 수십 년 세월을 동면(冬眠)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40여 년 전 에일리언이나 최근 나온 패신저스에서도 우주인은 늘 캡슐 속에 냉동된 상태로 잠을 자면서 우주여행을 했다.

마블의 영웅인 캡틴 아메리카는 1940년대 지구에서 동면(冬眠)에 들어갔다가 70년 만에 깨어나기도 했다.

잠시 잠든 것 같은데 깨어나 보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면 얼마나 놀라울까.

영화가 그린 미래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동물의 신장을 얼렸다가 한참 뒤에 다시 녹여 소생시켰다.

지금까지 수정란까지만 냉동보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엄청난 발전이다.

냉동 보관 연구가 발전하면 당장 만성적인 이식용 장기(臟器)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금은 장기를 꺼내 환자에게 이식하기까지 몇 시간 여유밖에 없지만,

장기 냉동과 해동이 자유로워지면 시간과 장소 제약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에 적용되면 엄청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동면 우주여행의 꿈도 가까워질 수 있다.

수정란 넘어 장기 전체 첫 냉동 보존 성공

미국 미네소타대 기계공학과의 존 비숍(John Bischof) 교수와 의대 에릭 핑거(Erik Finger) 교수 연구진은 지난 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험용 흰쥐의 신장을 100일까지 얼렸다가 해동해 다른 쥐에 이식했다고 밝혔다.

이식 수술을 한 지 45분 뒤 소변이 나와 신장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확인했다.

사이언스지는 최근 특집 기사에서 “냉동으로 시간이 멈췄다(frozen in time)”며

“과학자들이 조직과 장기에 이어 생체 전체를 얼렸다가 소생시키는 방법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mouse)보다 큰 흰쥐(rat)에서 신장을 꺼냈다.

이후 바로 액체질소로 섭씨 영하 148도로 냉동했다.

그냥 냉동하면 장기 안에 있던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 세포를 파괴한다.

얼음이 얼면 몸에 있던 소금도 한쪽에 농축돼 독성을 낸다.

연구진은 자동차 부동액과 같은 역할을 하는 동결보호액을 넣어 냉동해도 물이 얼지 않고 유리 같은 비결정 상태가 되도록 했다.

바로 유리화 냉동이다. 1985년 미국 적십자의 그레고리 파히(Gregory Fahy) 박사가 네이처에 처음 발표한 방법으로,

이제는 정자나 난자, 수정란 냉동에도 같은 방법이 쓰인다. 해동할 때는 빨대 형태 용기에 수정란을 넣고 0도의 물에 넣으면 된다.

하지만 장기 전체를 유리화 냉동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장기 전체에 고르게 동결보호액을 주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짧은 시간에 해동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해동이 늦으면 팽창과 수축하는 부분이 나타나 조직이 찢어진다.

물에 얼음 조각을 넣으면 금이 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2017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철 나노입자와 자석을 이용한 급속 해동법을 발표했다.

동결보존액을 주입할 때 미세 철 입자도 같이 넣는다. 이후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어주면서 1초에 30만 번 방향을 바꿨다.

그러면 신장 안에 있던 철 입자가 회전하면서 열을 낸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쥐의 신장 전체를 단 90초 만에 해동했다.

연구진은 이 신장을 이식받은 쥐 다섯 마리는 신장 기능이 일부 저하되기는 했지만,

조직검사를 위해 안락사하기까지 한 달 동안 큰 문제 없이 생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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