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가펑클 ‘침묵의 소리’ 과학이 풀었다

사이먼&가펑클

사이먼&가펑클 ‘침묵의 소리’ 과학이 풀었다

사이먼&가펑클 ‘침묵의 소리’ 과학이 풀었다

가뭄으로 운항 차질 빚는 파나마 운하

1981년 9월 19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50만명이 모였다.

팝 역사상 최고의 듀오로 불리는 사이먼&가펑클 (Simon & Garfunkel) 의 재결합 공연이 열린 것이다.

이날 수많은 사람이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경청한 최고의 노래는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였다. 1964년 앨범에 실린 이 곡은 두 사람을 세상에 알린 첫 히트곡이었다.

과학자들이 42년 전 센트럴파크에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침묵의 소리가 노래만이 아니라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지난 11일 국제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인간의 뇌가 침묵과 소리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감각 체계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착각 실험으로 침묵의 소리 확인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사람들이 완전한 침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침묵을 실제로 인지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종의 착각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심리학자인 채즈 파이어스톤(Chaz Firestone) 교수와 철학자인 이안 필립스(Ian Phillips) 석좌교수가 같이 진행했다. 침묵의 인지가 과학과 철학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파이어스톤 교수는 “철학자들은 침묵이 문자 그대로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논쟁했지만,

이 질문을 직접 겨냥한 과학적 연구는 없었다”며 “우리는 뇌가 소리와 같은 착각을 침묵에서도 얻을 수 있다면, 말 그대로 침묵을 듣는다는 증거라고 가정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실험은 특정 소리를 더 길게 인지하는 착각을 유도했다.

연구진은 인터넷으로 실험에 참가한 1000명에게 계속 이어지는 음이 중간에 끊겼다가 다시 나오는 두 개의 음보다 길거나 짧은지 물었다.

두 음의 전체 길이는 같았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연속음이 두 개의 불연속음을 합한 것보다 더 길게 들린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이 착각을 거꾸로 유도했다. 식당이나 시장, 지하철 소리를 들려주면서 중간에 침묵을 넣었다.

참가자들에게 소음 중간에 있는 연속된 침묵 또는 끊어진 두 개의 침묵이 얼마나 오래 이어졌는지 물었을 때도 앞서 실험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은 연속적인 침묵이 불연속적인 침묵보다 더 길다고 인식했다. 그렇다면 우리 뇌는 소리와 침묵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인지한다고 볼 수 있다.

소음 가득한 곳에서도 침묵 인지

두 번째 착각 실험은 오르간 연주와 엔진 소음을 동시에 들려주다가 도중에 한 소리를 멈추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실험 네 번은 중간에 오르간이 침묵하고 엔진은 계속 소리를 냈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오르간이 계속 연주되는 동안 엔진 소음이 사라졌다.

한 소리가 사라지는 시간이 다섯 번 모두 같았지만, 사람들은 마지막 침묵이 처음 네 번의 침묵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고 답했다.

이번 실험은 이른바 ‘이상한 착각(oddball illusion)’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이 착각은 우리 뇌가 드물거나 반복되지 않는 자극이 일반적이거나 반복되는 자극보다 더 오래 지속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오르간 연주가 네 번 반복해서 멈추는 침묵보다 마지막에 엔진 소음이 사라지는 드문 침묵이 더 오래 지속했다고 착각한 것이다.

이 역시 뇌가 침묵을 소리와 같은 방식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두 실험 결과를 종합하면 사람들이 침묵에 기반을 둔 착각을 소리 기반 착각과 유사하게 인지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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