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우주산업의 메카에서 만나는 하늘 위의 꿈
항공 우주산업의 메카에서 만나는 하늘 위의 꿈
누리호, 나로호, KF-21 보라매 전투기. 최근 뉴스를 장식하는 한국 과학의 쾌거 중 상당수는 항공우주산업에서 나왔다.
보잉·에어버스 항공기들의 부품을 하청 생산하던 한국은 이제 대형 항공기 제작사들의 공동 개발 파트너이자 11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국 반열에 올라섰다.
항공우주산업이 향후 한국을 먹여 살릴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떠오르면서 항공산업의 요람 경남 사천도 힘찬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에는 신설 우주항공청 유치전에서 승리했는데, 한국 유일의 완성 항공기·우주선 제조업체인 한국우주항공산업(KAI)과 그 협력 업체들이 사천에 자리 잡은 이유가 컸다.
사천은 미래 세대에게 항공우주산업의 꿈을 심어줄 요람도 갖추고 있다.
바로 KAI가 2002년 세운 사천 항공우주박물관이다.
한국 항공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의 장이자, 인류의 숙원이었던 ‘하늘을 나는 꿈’을 다음 세대에게 가르치는 교육 공간이다.
한국전 활약 군용기부터 현재 공군 훈련기까지
박물관 입구 매표소는 박물관뿐 아니라 바로 인접한 사천 첨단항공우주과학관의 입장권까지 함께 판매한다.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기 때문에, 어린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과학관의 입장권까지 함께 구매하길 권한다.
박물관과 과학관은 하반기를 목표로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이 완료되면 입장권도 통합 발권될 예정이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가면 먼저 온갖 군용기와 전차, 대공미사일들이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항공우주박물관인지 안보전시관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하다. 야외 전시장에는 실물 항공기 26대가 있다.
상당수는 유엔한국참전국협회에서 기증했다고 한다.
일부 기종은 항공기 내부 관람도 가능하다.
앞쪽의 전시관에 들어서면 좌측에는 자유수호관, 우측에는 항공우주관이 있다.
자유수호관은 과거 여의도에 있던 자유수호관을 옮겨온 것으로, 일제 시대 이후부터 한국전쟁 당시까지 쓰이던 각종 무기류와 장구 등 각종 유물이 전시돼 있다.
항공우주관에서는 항공기 관련 전시품과 항공기의 원리, 발전사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항공우주관의 1층은 각종 항공기 기종과 부품들이 전시돼 있다.
모형의 상당수는 공군이 사용한 군용기인데, 이 역시 한국 항공산업이 민수보다는 핵심 방위산업으로서 발전해 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중앙 홀 뒤편으로는 비행의 원리와 각 부품의 역할이 잘 설명돼 있으니 놓치지 말자.
2층의 테마는 ‘우주’다. 우주 개발사와 인공위성, 우주센터 등의 모형이 있다.
인류의 거대한 족적에 비해 한국의 우주 개발 전시품은 아직 한 켠에 모아둔 정도인데, 후발주자로 뒤늦게 뛰어든 결과이다.
한국이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인 뉴스페이스 시대에서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이곳 전시품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다.
항공우주관에서 옆 건물 에비에이션 센터로 발걸음을 옮기면 1층에 항공산업관이 나온다.
항공산업이 얼마나 고부가가치 산업인지, 현재 발전 동향은 어떤지 간략히 둘러볼 수 있다.
중앙의 영상관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공개됐던 항공 모빌리티와 미래 공중전 영상 등이 상영된다.
3D(입체)와 가깝게 만들었고 상영되는 화면이 커 약간 어지러울 수 있으니 미리 주의하는 것이 좋다.
중앙부는 KAI가 직접 개발한 KT-1, T-50 훈련기 모형과 T-50을 기반으로 만든 FA-50 경전투기 모형이 차지하고 있다.
사천공항에는 공군 조종사 ‘빨간 마후라’의 둥지인 공군 제3훈련비행단이 있다.
이곳은 공군의 비행교육과정 중 중추적인 역할인 중등비행과정과 공중기동기 고등비행과정을 맡고 있다.
여기서 사용하는 모든 훈련기를 KAI가 만들었기 때문에 훈련기 모형이 유독 많다.
T-50의 경우 조종석 모형도 별도로 갖춰 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존으로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