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결정 80%는 유전자 ; 사람간 키 차이를 결정짓는 유전적 변이 1만2000개가 새롭게 확인됐다. 퀸즈랜드대 분자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키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 1만2000개를 찾아 국제학술지 ‘네이처’ 10월 12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600명의 연구인력을 동원해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 기법으로 54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GWAS는 어떤 유전적 변이가 어떤 형질을 나타내는지 대조해 비교하는 연구 기법이다.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드러난 1만2111개 유전적 변이로 키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의 40~50%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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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 옌고 호주 퀸즈랜드대 분자생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키에 있어 유전적 영향을 연구한 그간의 결과와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 변이를
종합하면 사람간 키 차이의 80%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의 키는 생물학적 부모의 평균 키를 이용해 예측하는데 여기에 유전적
변이를 더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며 “키 성장과 관련한 의학적 문제를 빠르게 발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의 DNA 샘플에서 키를 예측하는 등 경찰 수사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옌고 박사후연구원은 “키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가 골격 발달 장애와 관련된
유전자 근처에 모여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소규모 분석으로는 알 수 없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키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2017년 미국, 영국, 호주 등 280개 연구팀으로 구성된 ‘자이언트(GIANT) 연구컨소시엄’은
사람의 키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 83개를 확인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제공동연구팀은 성인 71만1428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25만 가지
유전적 변이 중 키에 영향을 미치는 83개를 찾아냈다. 이들은 2014년에도
24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키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 700개를 규명한 바 있다.
키 결정 80%는 유전자
다만 대부분의 연구 대상이 유럽인에 국한돼 국내 사례에 연구 결과를 적용하거나
전 세계적인 경향성으로 확대해석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옌고 박사후연구원은
“100만 명 이상의 비유럽 혈통이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은 유럽인으로 데이터가 편향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전 연구의 혜택을 전 인류로 확대하려면 계속해서 유전적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며
“2000만 개 이상의 샘플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교적 소규모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도 있다.
2019년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통합의료과학연구센터는 19만 명을 분석해
키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 573개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하나의 유전적 변이가 유럽인과 아시아인 사이에서 반대 경향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인종 편향적이지 않은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