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형 행성 또 발견 트라피스트-1 이후 두 번째
지구형 행성 또 발견 트라피스트-1 이후 두 번째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별을 공전(公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구형 외계 행성이 발견된 것은 2017년 지구와 비슷한 행성 7개가 하나의 별을 도는 모습이 확인된 이래 두 번째이다.
과학계는 지구처럼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이 지금까지 생각보다 우주에 더 많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페큘루스(SPECULOOS) 국제 공동 연구진은 “목성 크기의 왜성(矮星) 스페큘루스-3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형 행성 스페큘루스-3b를 찾았다”고 16일 발표했다.
왜성은 이름 그대로 작고 빛이 약한 별이다.
스페큘루스 프로젝트는 벨기에 리에주대를 중심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버밍엄대,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스위스 취리히 공대, 베른대가 참여하고 있다.
스페큘루스-3b는 지구에서 약 55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곳에서 초저온 적색 왜성인 스페큘루스-3을 돌고 있다.
2017년 40광년 떨어진 왜성 ‘트라피스트-1(TRAPPIST-1)’을 도는 행성 7개를 찾은 데 이어 왜성 주변에서 지구형 행성을 발견한 두 번째 사례다.
초저온 적색 왜성은 우리은하의 별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그만큼 주변에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외계 행성도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2017년 프로젝트를 통해 발견한 트라피스트-1 행성계 중 일부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영역에 있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어두워 찾기 쉽지 않다.
연구진은 전 세계에 구축한 로봇 망원경 네트워크를 이용해 왜성 주위를 도는 외계 행성을 찾았다.
연구진은 천체망원경으로 스페큘루스-3 왜성을 관측하던 중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행성이 별을 공전하면서 지구로 오는 빛을 주기적으로 가린 것이다. 외계 행성은 이렇게 간접적인 방식으로 존재를 알 수 있다.
이번에 연구진이 발견한 스페큘루스-3은 태양 온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부 평균 온도는 섭씨 2600도로 왜성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질량은 태양의 10분 1, 밝기는 1000분의 1 수준이다.
수명은 태양보다 100배 이상 길다. 스페큘루스-3이 속한 초저온 적색 왜성은 수명이 약 1000억년 정도다.
지구는 태양을 공전하는 데 1년이 걸리지만, 스페큘루스-3b의 공전 주기는 채 하루가 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스페큘루스-3b가 스페큘루스-3을 한 바퀴 공전하는 데 약 17시간 걸린다고 밝혔다.
또 스페큘루스-3b는 달처럼 공전과 자전 시간이 같아 항상 한 면만 별을 향하고 있다. 달처럼 늘 빛을 받는 앞면과 어두운 뒷면으로 나뉜다.
스페큘루스-3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왜성의 수명이 길어 행성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 만한 온도를 오래 유지할 수는 있으나, 스페큘루스-3에서 받는 에너지가 지구보다 16배 높기 때문이다.
줄리앙 드 위트 MIT 교수는 “고에너지 방사선의 영향으로 스페큘루스-3b는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대신 지금까지 특성이 많이 밝혀지지 않았던 초저온 왜성에 대해 살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스페큘루스-3b 표면의 광물까지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페큘루스 프로젝트에는 오리온과 아폴로라는 두 개의 망원경을 새로 도입해 외계행성 탐지 속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