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아기 탄생하나 네덜란드 기업 인공수정 실험 추진
우주 아기 탄생하나 네덜란드 기업 인공수정 실험 추진
2017년 개봉한 영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The Space Between Us)’는 화성에서 태어난 소년이 지구를 찾아온 이야기를 그렸다.
최근 민간 우주관광이 실현되면서 영화처럼 우주에서 아기가 태어날 날도 다가오고 있다.
민간 기업이 우주에서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키고 장차 임신과 출산까지 진행하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우주방사선은 유전적 결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주 임신과 출산에 대한 윤리 논란을 부를 수도 있다.
AFP통신은 14일(현지 시각) “네덜란드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본 유나이티드(Spaceborn United)가 우주에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대표인 에그버트 에델브로크(Egbert Edelbroek)는 “인류가 지구가 아닌 행성에 정착하려면 후손을 낳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먼저 쥐로 실험하고 장차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우주에서 아기를 낳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중력이다.
우주로 나가면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아 부부가 성관계하기 힘들다.
계속 같이 있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페이스본은 대신 우주에서 정자와 난자를 인공수정시키는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첫 실험대상은 생쥐이다.
스페이스본의 우주 배아 배양기는 정자와 난자를 담아 지구 저궤도로 보내 수정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원반 모양의 장치이다.
크기는 신발 상자 정도이다.
인공수정된 배아는 우주에서 5~6일 동안 배양한다. 이 정도 시간이면 모든 세포와 조직으로 자라는 배아줄기세포가 생긴다.
인공수정 배아는 이후 얼린 상태로 지구로 돌아온다.
지구 재진입 과정에서 받는 열과 충격에 배아가 손상되지 않도록 냉동하는 것이다.
지구로 돌아온 인공수정 배아는 대리모 암컷에 이식해 임신이 되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에델브룩 스페이스본 대표는 “현재 중력이 약한 실험실 조건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내년 말에는 실제 쥐 세포를 우주로 발사할 계획”이라며
“인간 배아가 든 장치의 첫 번째 우주 발사는 5~6년 이내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먼저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실험하고 이후 실제 정자, 난자로 인공수정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우주 인공수정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앞서 2021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된 국제우주정거장 실험에 따르면 쥐의
정자는 우주에서 200년 동안 냉동 보관해도 생식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인공수정 배아가 지구로 귀환한 뒤이다.
배아를 대리모 여성에게 이식해 아이를 낳으려면 윤리 논란을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는 배아가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되면 심각한 유전적 결함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알고도 임신과 출산을 시도하면 비윤리적 행위라고 비난받을 수 있다.
우주 인공수정 연구는 윤리 문제를 갖고 있어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아닌 스페이스본과 같은 민간 기업이 진행했다.
에델브룩은 “스페이스본이 우주에서 인간 배아를 탄생시키려는 유일한 회사”라고 말했다.
특히 지구 저궤도를 벗어나 심우주(深宇宙)를 탐사하면 더 큰 문제가 된다.
국제우주정거장이 있는 저궤도는 지구 자기권 안이어서 은하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는다.
하지만 화성으로 가는 우주인은 은하 우주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지난달 중국과기대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주방사선에 30일 정도 노출돼도 중추신경이 견딜 수 있다고 나왔지만,
심우주 탐사는 그보다 오래 걸려 문제가 된다. 화성까지 가려면 7개월이 걸린다.
특히 가임기인 30대 중후반 여성의 경우 이러한 방사선 노출로 인해 암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