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방위 국정감사 3대 키워드는 R&D
올해 과방위 국정감사 3대 키워드는 R&D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되면서 과학기술계의 눈길도 국회를 향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하는 국정감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심이 되고 과학 분야는 쉬어간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는 윤석열 정부가 33년 만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나서면서
과학 분야 국정감사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본격화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도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는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시작으로 과학 분야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12일에는 원안위에 대한 기관 감사가 예정돼 있고, 24일에는 한국연구재단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감사가 진행된다.
26일과 27일에는 각각 원안위와 과기정통부에 대한 종합 감사가 진행된다.
올해 과학 분야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는 R&D 예산 삭감 사태다.
정부는 내년도 국가 R&D 예산으로 25조9000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31조1000억원보다 약 16.6% 삭감된 규모다. 일부 예산은 항목만 바뀌었다는 정부 설명대로라도 10%가 넘게 삭감됐다.
당초 국가 R&D 예산은 증액이 유력했지만 과학계를 카르텔로 지목하는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예산 삭감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과학계는 강하게 반발하며 예산 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노조들은 ‘국가 과학기술 바로 세우기 과학기술계 연대회의’를 결성하고 정부의 결정에 대해
“국가 미래 경쟁력을 저해하는 ‘국가 파행 행위’”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일부 과학계 원로들은 물론 국내 주요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R&D 예산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R&D 예산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서 R&D 예산 조정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치열한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카르텔로 언급하기 전만 해도
‘국가 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는 예산 증액안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이미
여러차례 이 문제를 지적했고, 당연히 이번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R&D 효율화와 구조조정이 필요한 만큼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9일 2022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해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필요한 과학기술에 더 많은 예산을 주고 불필요한
부분은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안을 짠 과기정통부는 한 발 물러서 있다.
예산 증액 등 조정은 국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의 규모 축소와 존속 여부가 국정감사의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혁신본부는 국가 R&D 예산배분, 조정, 성과 평가를 전담하는 부서다.
차관급 위상을 갖는 혁신본부가 다른 부처의 R&D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도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권성훈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과기부 장관에게 제출하는
국가 R&D 예산 편성에 대한 심의를 차관급인 혁신본부장이 맡는다”며
“사안과 중요성을 고려할 때 위상과 절차가 맞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공약인 우주항공청도 국정감사의 중요 이슈다.
여당과 정부는 당초 9월 중에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한 특별법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