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연구 ;아프리카 사바나 등에서 서식하는 영장류 비비 무리를 3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암컷 비비와 강한 우정을 나누는 수컷 비비는 수명이 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논문은 국제 학술지 ‘왕립사회회보’(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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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복잡한 계급 사회를 가진 비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 진화 과정에서
사회적 유대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사회적 관계와 사망 위험을 조사한 많은 연구를 통해 사회적 관계가
폭넓은 사람일수록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2010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사회적 관계의 영향은 비만이나 운동 부족 등의 위험 요인을 앞선다.
다른 이들과의 관계가 깊을수록 장수하는 경향은 비비·말·토끼·돌고래 등
무리를 이루는 많은 생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와 동물의 수명을 주제로 한 연구는 암컷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많고,
사회적 관계가 수컷 수명에 어떤 혜택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수컷은 무리에서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가 잦아 무리 속에 있는 수컷이 언제 태어났는지
무리를 떠난 수컷이 언제 죽었는지 등 정확한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 캠퍼스의 자연 인류학자 페르난도 캄포스(Fernando A. Campos)
연구팀은 중단 및 누락이 많은 데이터에서 사망률을 추정하기 위해
최근 개발된 베이지안 추정법(bayesian estimate)에 주목했다.
영장류 연구
베이지안 추정법을 통해 1984년 1월~2018년 12월 사이 기록된 수컷 비비 277마리와
암컷 비비 265마리, 총 542마리의 관찰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컷과 암컷의
‘사회적 유대’가 수컷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사회적 유대는 비비의 털고르기 빈도 데이터가 사용됐다. 털고르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논문 공동 저자인 수전 앨버츠(Susan Alberts) 교수는 “비비가 서로의 털을 쓰다듬어 진드기 등
기생충이나 비듬을 정리하는 것은 위생 상태를 개선시킬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와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행위”라고 언급했다.
수컷 비비와 암컷 비비 사이의 ‘사회적 유대’와 ‘수컷 비비 수명’ 관계를 베이지안 추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암컷과 강한 유대를 맺은 수컷은 사망 위험이 약 28%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방법론 발전으로 야생 비비 수컷과 암컷의
사회적 결합이 생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처음으로 알게 됐다.
영장류 연구를 통해 인간의 진화와 수명 등에 대한 이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