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유충만 죽인다 말라리아 박멸할 GMO 모기
암컷 유충만 죽인다 말라리아 박멸할 GMO 모기
초강력 온실가스 메탄 아산화질소 한 번에 잡는 미생물 찾았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같은 모기로 막는 기술이 아프리카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 변형(GMO) 모기와 야생 모기를 짝짓기시켜 씨를 말리는 방법이다.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이미 말라리아 예방 효과를 보인 기술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생명공학업체 옥시텍은 23일(현지 시각) ‘암컷만 죽이는 유전자를 가진 GMO 수컷 모기를 아프리카 지부티에 풀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방사한 수컷이 야생 암컷과 짝짓기를 하면 나중에 태어난 암컷 유충들은 모두 성충이 되기 전에 죽는다.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는 한 해 6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대부분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이 희생된다.
암컷 모기가 사람 피를 빨 때 옮겨간 기생 원충이 심한 고열과 오한을 유발하다가 심하면 목숨까지 빼앗는다.
옥시텍이 풀어준 GMO 모기는 모두 수컷이다. 이들이 야생 암컷 모기와 짝짓기하면 수컷의 변형 유전자를 물려받은 유충들이 태어난다.
수컷 유충들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암컷 유충들은 이 유전자 때문에 성충이 되기 전에 죽는다. 결국 수컷 모기들만 남아 군집이 붕괴된다.
옥시텍 연구진이 유전자를 교정한 모기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아시아 얼룩날개모기(학명 Anopheles stephensi)이다.
이 종은 원래 아시아에서만 살았는데, 최근 수년간 아프리카 각지로 퍼졌다.
환경적응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밤낮으로 물고, 화학살충제에도 저항력이 있다.
지부티에서 말라리아 감염은 2012년 27건까지 떨어져 거의 박멸 단계까지 갔으나, 아시아 얼룩날개모기가 퍼지면서 2020년 7만3000건 이상 급증했다.
이 모기가 계속 퍼지면 아프리카 도시 지역에 사는 인구 1억명 이상이 말라리아에 감염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옥시텍은 GMO 모기가 지부티의 말라리아 감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옥시텍은 “이전에 뎅기열이 유행하는 한 도시 지역에서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를 95% 이상 통제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옥시텍 연구진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야생에 방출된 수컷 모기들을 조사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GMO 모기가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모기 종 하나의 씨를 말리면 생태계 먹이사슬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옥시텍은 “GMO 모기로 말라리아를 없애는 기술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공중보건 위험을 없애는 데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이어서 GMO 수컷 모기는 사람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회사는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방출된 GMO 모기는 2019년 이후 10억 마리가 넘는다.
브라질과 파나마, 인도, 카리브해의 케이맨 제도 등에서 방출됐으며, 동아프리카에서 방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