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조직검사 2시간 빛으로 암조직 3D 관찰
수술 중 조직검사 2시간 빛으로 암조직 3D 관찰
암수술은 의사가 환자의 배를 열고 사전 검사에서 암으로 확인된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드물지만 수술 도중 예상치 못한 암 조직이 발견되기도 한다. 의사는 조직을 조금 떼어내 병리과에 긴급 검사를 맡긴다.
병리과는 조직을 아주 얇게 자르고, 세포의 모양을 알 수 있게 염색한다.
양초 성분인 파라핀으로 박편 조직을 고정하고 현미경을 보며 암 조직이 맞는지 확인한다.
여기까지 6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의사는 수술을 마칠 수 없다. 환자는 마취 상태로 기다려야 한다.
큐리오시스는 국내 기술로 조직검사에 필요한 시간을 2시간 이내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검사 절차 대부분을 자동화하고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인 염색도 생략했다.
덕분에 수술도 더 빨리 끝난다.
그간 해외 기술에 의존해왔던 조직검사 장비를 국산화한 것은 물론, 성능도 외국과 경쟁할 수준으로 개선한 것이다.
염색 대신 여러 파장대 빛으로 조직검사
큐리오시스는 2015년 창업한 실험 장비 자동화 기업이다.
기계공학과 광학 지식을 기반으로 실험실에서 세포 수를 세는 셀카운터나 세포를 자동 촬영하는 현미경 같은 제품을 선보였다.
실험 자동화 장비는 연구실에서 인력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 회사는 병원에서 의료진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는 자동화 장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자동화 조직검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병리진단 장치 시장 규모는
2022년 94억달러(약 13조원)에서 매년 6.38% 성장해 2029년 144억달러(약 2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큐리오시스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지능형 병리진단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해외 기업이 독점하던 병리진단 장비 시장에 국산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다중모드 광영상’ 기술도 적용해 성능을 개선했다.
조직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던 것은 ‘다중모드 광영상 기술’을 활용한 무염색 검사 덕분이다.
암 조직을 떼어내 아주 얇게 박편을 만들면 투명해져 눈으로는 진단하기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세포의 각 부위에 색을 입히는 염색이 필요하다. 염색은 3~4시간 걸린다.
다중모드 광영상 기술은 여러 파장의 빛을 쏘아 염색 없이 세포를 확인할 수 있다.
빛은 파장에 따라 인체 조직에 투과하는 깊이가 다르다.
동시에 여러 파장을 이용하고 이 정보를 디지털로 분석하면 인체 조직을 3차원(D)으로 관찰할 수 있다.
하나의 파장을 사용했을 때는 염색을 해야 볼 수 있던 세포 모양, 지방 구성 같은 정보를 여러 파장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조직검사 장비는 최근 병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장비로 자리 잡았으나, 국산 제품은 없었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큐리오시스는 실험 자동화 장비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국산화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