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개로 한낮 자동차 식힌다, 폭염에 맞선 냉방 신기술
나비 날개로 한낮 자동차 식힌다, 폭염에 맞선 냉방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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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밤낮으로 폭염(暴炎)과 열대야(熱帶夜)가 이어지고 있다.
새벽 최저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열대야도 나타났다. 전 세계가 모두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31일까지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섭씨 17.08도로 이전 가장 더웠던 달(2016년 8월)보다 0.28도 더 높았다.
한겨울인 남반구의 아르헨티나의 기온이 30도를 넘었다.
지구온난화에 맞서 전기를 쓰지 않고도 냉방을 할 수 있는 신기술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나비의 날개를 모방한 자동차 냉방 필름부터 온도를 낮추는 유리창, 벽에 바르면 온도가 내려가는 페인트까지 등장했다.
입으면 체온을 낮추는 실크 섬유도 나왔다. 냉방 신기술들은 에너지 소비 없이 온도를 낮춰 냉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냉방 돕는 나비 날개 필름
모포(Morpho) 나비는 밝게 빛나는 파란 날개로 유명하다. 중국 선전대의 구오 핑 왕(Guo Ping Wang) 교수 연구진은 지난 20일 국제 학술지
‘옵티카(Optica)’에 “모포 나비의 표면 구조를 모방한 필름으로 한낮의 자동차 내부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모포 나비의 날개에는 색소(色素)가 없다. 대신 날개에 덮여 있는 비늘 표면에 크리스마스트리의 가지처럼 생긴 광결정(光結晶) 구조가 있다.
모포 나비의 광결정은 파란색 파장의 빛만 반사하고 다른 빛은 그대로 통과시킨다. 이 때문에 나비 날개가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페인트도 파란색을 반사하지만 동시에 다른 노란색 계열의 빛은 흡수한다. 흡수된 빛은 자동차 온도를 높인다.
모포 나비 날개를 모방한 필름은 기존 페인트처럼 빛을 흡수하지 않고도 원하는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그만큼 자동차의 온도가 떨어진다.
선전대 연구진은 니비의 광결정 구조를 모방해 얇은 필름을 설계했다. 필름은 두께가 수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이고 세 층으로 이뤄졌다.
맨 위는 보호층이고 그 아래 나비 날개의 광결정처럼 무수히 많은 작은 구조가 있는 반투명 유리를 넣었다. 맨 아래는 그곳까지 투과한 빛을 다시 반사하는 은(銀)거울이다.
연구진은 나비 날개를 모방해 빨강, 초록, 파랑 등 여러 가지 색상의 필름을 만들어 7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했다.
필름들은 모두 주변 공기보다 2도 낮은 온도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맨 밑의 은거울을 여러 층으로 만들면 최대 10도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자동차에 필름을 적용하자 냉각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햇빛 아래 주차한 자동차에 일반 파란색 페인트를 칠한 필름을 붙였더니 온도가 75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나비 모방 필름을 붙였을 때는 42도 온도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나비 날개를 모방한 컬러 필름이 전기 자동차 에어컨의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여 차량의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