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하버드대 사상 최대 규모의 뇌 3차원 지도 공개
구글 하버드대 사상 최대 규모의 뇌 3차원 지도 공개
구글과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복잡한 인간 두뇌의 구조를 낱낱이 밝혔다.
1㎣에 불과한 뇌 조직에서 세포와 혈관, 신경세포의 분포를 포함한 데이터 1400TB(테라바이트, 1TB는 1조 바이트)를 얻어 지도로 나타냈다.
제프 리히트만 미국 하버드대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는 구글 연구진과 공동으로 인간의 뇌 일부를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고 지난 10일(현지 시각) 밝혔다.
역대 최대의 해상도로 뇌 조직 안의 세포와 신경 연결망을 생생하게 나타냈다.
연구진은 45세 여성이 뇌전증(간질)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나온 측두피질 조각을 얻었다.
측두피질은 학습이나 문제 해결, 감각 신호 처리에 관여하는 뇌 부위다.
연구진은 쌀알 크기의 절반 정도인 조직을 머리카락 굵기보다 1000배 얇은 조각 5000개로 나눴다.
이후 각 시료를 전자현미경으로 나노 단위에서 살폈다. 밝혀진 개별 세포는 총 5만 7000개
혈관 230㎜, 신경 길이는 150m에 달한다. 뉴런 사이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는 1억 5000만개 관찰됐다.
이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세포 사이의 경로를 구분하고, 세부 구조를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
총 데이터는 1400TB로 4K 화질의 영화 1만 4000편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진은 “약 10년 동안 함께 연구한 결과”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뇌 기능과 관련 질병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일부 신경세포는 주변 세포 수십 개와 연결되어 있었다.
연구진이 관찰한 신경세포 중 96% 이상이 한 세포와 연결을 이루고, 3%는 세포 두 개와 연결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많게는 50개 세포와 연결된 신경세포도 있었다.
또 서로 거의 완벽한 거울상을 이루는 신경세포도 발견했다.
이를 두고 리히트만 교수는 “신경세포와 다른 세포와의 강력한 연결이 학습된 정보의 체계와 관련 있을 수 있다”며
“신호등의 빨간 불을 보면 브레이크를 밟듯, 연습을 거쳐 학습된 행동이 생각을 거치지 않고 나오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시료를 뇌전증 환자에게서 채취한 만큼 병리학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무료로 공개한다. 다른 연구자들이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하면서 오류를 바로잡게 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지도로 나타내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으나, 아직 세포 약 5만개 중 수백 개의 세포만 수동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아직 인간 두뇌 전체를 지도로 나타내는 것은 기술적으로 너무 어렵다”며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쥐의 뇌를 전체적으로 재구성할 것”이라고 다음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