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4000만대 정보로 전리층 지도 작성
구글 4000만대 정보로 전리층 지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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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대학 공동 연구진이 휴대폰 4000만대의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 지구 전리층의 상태를 지도로 나타냈다.
아프리카와 남미, 남아시아와 같은 지역에서 위성항법시스템(GPS)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노르웨이 북극대 연구진은 휴대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지구 전리층의 정밀 지도를 제작했다고 지난 13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전리층은 전자가 떨어지거나 붙어 전기를 띤 이온이 많은 지구 상층 대기로, 태양에서 불어온 고에너지 입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전리층의 전자 농도에 따라 위성에서 지구로 내려오는 전파의 속도가 달라지면서, GPS와 같은 위치추적시스템의 정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GPS는 약 5m의 오차를 보이며, 태양에서 고에너지 입자와 에너지, 자기장이 갑자기 폭발하는 태양 폭풍이 일어나면 오차는 수십 m까지 늘어난다.
GPS 정확도를 유지하려면 전리층의 전자 밀도를 추적해 전파 속도 차이를 보정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지상에 설치된 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GNSS) 수신기를 이용해 전리층 지도를 제작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수신기가 없거나 부족해 관측할 수 없는 공간이 존재했다.
연구진은 먼저 구글 운영체계(OS)가 탑재된 안드로이드폰 수백만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해 전리층과 그 변화 상태를 지도로 나타냈다.
구글이 위치 정확도를 개선하도록 정보 수집을 허용한 사용자의 안드로이드폰 데이터를 사용했다.
익명성을 위해 데이터는 개별 기기를 식별할 수 없도록 집계했다.
그 결과 기존 지상 기반 수신기보다 휴대폰을 사용할 때 두 배 더 넓은 범위를 관측할 수 있었다.
작년에 추가 연구가 진행됐다.
두 달간 안드로이드폰 약 4000만 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전리층 지도를 만들었다.
GNSS 수신기 9000대를 이용해 만든 지도와 비교한 결과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 특히 남미 상공에서는 이온화된 가스인 플라스마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휴대폰은 동유럽과 인도, 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지상 수신기보다 많은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이용하면 GNSS 수신기가 적은 지역에서 더 정확한 GPS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닝보 중국과학원 산하 항공우주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휴대폰 데이터가 일부 지역에서 GPS 오류를 10~20%까지 줄일 수 있고,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오류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며 “태양 폭풍 때문에 전리층의 변화를 추적하는 건 쉽지 않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정말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탑재된 기술이 GNSS 수신기 기반 시스템보다 작고 정교하지 않아 측정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휴대폰이 신호를 간헐적으로 수신하고, 주변 건물로 인해 전파가 반사되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해당 기술을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이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글 대변인은 이날 네이처에 “연구 기반 데이터가 논문과 함께 공개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실시간 최신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을 과학 연구에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안드로이드폰에 있는 가속도계를 사용해 2020년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지진을 감지하고 아직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