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 추진 임무 실패 가능성

지난 8일 발사한 첫 민간 달 착륙선인 ‘페레그린’이 추진 시스템 고장으로 임무 실패 위기에 처했다.

페레그린을 개발한 미국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은 8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추진체 계통의 문제로 연료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페레그린은 8일 오후 4시 18분(한국 시각)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차세대 발사체 ‘벌컨 센타우르’에 실려 발사됐다.

계획대로라면 다음 달 23일 달 앞면에 있는 폭풍의 바다 동북쪽 용암지대인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사 후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임무에 실패할 가능성이 나온다.

태양광 패널이 태양을 향해 제대로 고정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애스트로보틱은 성명을 통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태양광 패널 문제는 빠르게 해결됐다.

애스트로보틱 기술팀은 발사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태양광 패널 작동에 성공했다.

그러나 추진 시스템이 연이어 고장나면서 추진제가 고갈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애스트로보틱은 “현재 가능한 임무가 무엇인지 평가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높이 1.9m의 페레그린 탐사선에는 달의 표면 구성과 방사능을 조사할 과학기구와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이 개발한 신발 상자 크기의 소형 탐사 로봇 등 다양한 화물이 탑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문제로 달 탐사를 민간기업에 의존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일본의 민간 달 착륙선이 실패했고, 페레그린이 임무에 실패한다면 세번째 실패 사례가 된다.

나사는 애스트로보틱이 페레그린 착륙선으로 장비를 운송하는 대가로 1억800만달러(약 1400억원)을 지불했다.

높이 1.9m, 너비 2.5m의 페레그린에는 NASA를 포함해 7개국의 과학탐사 장비가 실려 있다.

멕시코가 만든 지름 12㎝ 크기의 원반 모양의 달 탐사 로버 5대를 비롯해 20여개의 화물도 함께 실렸다.

미국의 전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존 에프 케네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DNA 표본도 페레그린에 실려 있다.

달 유인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와 함께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로 달 착륙 비용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페레그린은 CLPS에 선정된 14개의 민간 달 착륙선 기업 중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