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양자변환연구단 신설 단장에 김유수
IBS 양자변환연구단 신설 단장에 김유수
김유수(56) 일본 이화학연구원(RIKEN·리켄) 종신연구원 겸 도쿄대 교수가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신설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으로 부임한다.
김 교수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리켄의 종신연구원으로 선정된 계면화학 분야의 석학이다.
GIST와 IBS는 지난 1일자로 신설된 IBS 양자변환연구단에 김유수 리켄 종신연구원이 단장 겸 광주과기원 화학과 교수로 부임한다고 2일 밝혔다.
성균관대에 있는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공동연구단장으로는 하콴 라우 리켄 팀리더가 선임됐다.
김 교수는 1991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으로 넘어가 도쿄대에서 응용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리켄에서 근무를 시작해 2015년 종신연구원이 됐다.
한국 과학자가 리켄 종신연구원이 되기는 처음이었다.
리켄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연구 기관이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2명, 화학상 수상자 1명을 배출해 일본에서 ‘노벨상의 산실’로 불린다.
희귀원소인 니호늄을 아시아 최초로 발견한 곳이기도 하다.
첨단 연구에 필요한 중이온가속기, 슈퍼컴퓨터 같은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자율성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조선비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인간으로서, 연구자로서 큰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느꼈다”고 귀국 이유를 밝혔다.
IBS의 장점을 묻자 “IBS는 젊은 조직인 만큼 빠르고 효율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물질의 표면을 연구하는 계면화학이다. 그는 계면화학에서 세계적 연구자로 인정 받고 있다.
과학 학술지 양대 산맥인 사이언스, 네이처에 지속적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사터널현미경(STM)을 이용해 원자와 분자의 반응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이미 리켄에서 업적을 인정 받았다.
리켄의 종신연구원은 30명으로 제한되는 데, 2015년 당시 외국인 종신연구원은 김 교수를 포함해 단 3명이었다.
외국인에게 보수적인 일본 문화를 고려했을 때 그만큼 그의 업적이 리켄 내부에서도 뛰어났다는 의미다.
그의 연구들은 바이오, 반도체, 환경 분야에서 신소재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태양전지처럼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거나 빛으로 반도체를 제작하는 공정에서 기술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인 연구들이다.
대표적 연구 성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작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새로운 발광 기술이 있다.
그는 30년 가까이 일본에서 활동하면서도 한국 과학계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왔다.
주기적으로 한국을 찾아 강연을 했으며, 재일과학기술자협회에서 활동하며 한국인 유학생과 과학자들을 지원해 국내 과학기술 인재들의 육성에도 기여했다.
김 교수는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인정 받아 일본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로서는 이례적으로 ‘3·1문화상’ 수상하기도 했다.
3·1문화상은 항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삼일(3·1)문화재단에서 수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는 나노 물질에서 양자 상태로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직접 측정하는 분광법을 연구할 계획”이라며
“이를 활용하면 우리 삶을 이롭게 하는 물질과 장치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이끄는 IBS 양자변환연구단 연구단은 GIST에 신설 예정인 3개 연구단 중 하나다.
GIST는 올해 내로 화학, 물리, 생명과학 분야에서 각각 IBS 연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