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우주 3D 지도 완성 암흑 에너지 비밀 푼다
역대 최대 규모의 우주 3D 지도 완성 암흑 에너지 비밀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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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약 70개 기관의 연구자 900명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 프로젝트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가 첫 성과를 발표했다.
우주 전체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우주의 3차원 지도를 완성했다.
DESI 프로젝트를 이끄는 미 에너지부의 산하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진은 4일(현지 시각) 열린 미국물리학회에서 프로젝트 첫해에 얻은 데이터를 공개했다.
최대 110억 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천체를 관측해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의 정보를 얻을 기반을 다진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는 물질은 5%에 불과하며, 나머지 70%는 암흑 에너지, 25%는 빛을 내지 않는 암흑 물질이라고 본다.
이는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ΛCDM)’ 모형으로 현재 표준 우주 모형으로 쓰인다.
이 중 물질과 암흑 물질은 중력과 서로 잡아당기는 힘을 통해 우주 팽창을 늦추지만 암흑 에너지는 우주를 팽창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팽창하는 우주의 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암흑 에너지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물질을 관측해 암흑 에너지의 분포와 성질을 예측하는 DESI 프로젝트가 꾸려졌다.
연구진은 지난 1년간 미국 애리조나주의 키트피크(Kitt Peak)에 위치한 5000개의 작은 망원경으로 지구에서 110억 광년까지 떨어진 은하에서 나온 빛을 관측했다.
그리고 이를 종합해 지금까지 만들어진 우주 지도 중 가장 큰 3차원 지도를 완성했다.
지도에서는 은하들이 만든 가닥 사이에 물질이 없는 공간인 ‘공극’이 섞여 있는 우주의 기본 구조를 볼 수 있다.
연구진은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초기 우주는 원자보다 더 작은 수소나 헬륨 핵 같은 입자들로 이뤄져 있었다”며
“원자와 같은 안정한 물질을 형성하기에는 뜨겁고 밀도가 높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우주에 퍼진 작은 입자들은 연못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일듯 우주의 팽창과 수축에 따라 일종의 흐름을 갖는다.
연구진은 이를 측정해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했는지 파악한 뒤, 암흑 에너지가 우주 팽창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예측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전에는 이렇게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험이 없었다”며
“매달 100만 개가 넘는 은하계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첫해의 데이터만으로도 1~3% 정밀도로 우주의 팽창 역사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설명했다.
전체 110억년에 걸친 우주 역사에 대한 정밀도는 0.5%로, 과거 80~110억년 시대의 정밀도는 0.82%에 달한다.
다만 기존의 우주를 설명하는 방식인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 모형으로 예측하는 것과 DESI의 관측 결과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암흑 에너지가 일정한 값을 가질 것이라 예상했으나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단서를 찾은 것이다.
연구진은 “5년 동안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 뒤 새로운 우주 모형을 만들어야 할 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DESI 프로젝트는 암흑 에너지를 관찰할 뿐 아니라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하는지 측정하는 ‘허블 상수’와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중성미자’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