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살 넘은 블랙홀 기존 우주이론 뒤집다
130억 살 넘은 블랙홀 기존 우주이론 뒤집다
지난 1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연구소와 카블리 우주론연구소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GN-z11’ 은하에서 가장 오래된 블랙홀을 발견했습니다. 무려 134억 살이나 되는 블랙홀이었죠.
연구팀은 블랙홀의 질량을 분석해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봤어요.
계산 결과 블랙홀이 현재 크기로 성장하는 데 약 10억 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블랙홀이 처음 생성된 134억 년 전은 138억 년 전에 일어난 빅뱅 이후 4억 년 정도 지난 시점입니다.
기존의 블랙홀 이론으로는 이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로베르토 마이올리노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연구소 교수는 “이 정도 크기의 블랙홀이 발달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여서 기존 이론과 다른 방식으로 블랙홀이 형성됐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어쩌면 초기 우주는 가스로 가득 차 블랙홀에게는 뷔페와 같은 상태였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34억 년 전 초기 우주에서는 가스 같은 물질이 뭉쳐 있어 블랙홀이 빠르게 잡아먹으며 질량을 급속히 늘릴 수 있었다는 거죠.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현재 이론보다 5배 빠른 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초기 우주에서 블랙홀이 애초에 크게 생성됐을 가능성 등 여러 가설을 연구하고 있어요.
GN-z11 은하는 우리은하의 100분의 1 크기로 작은 편인데, 거대하게 탄생한 블랙홀이 은하의 성장을 막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보는 거죠.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을 활용해 우주의 초기 단계에서 블랙홀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추가로 연구할 계획입니다.
2000년대 초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거대강입자충돌기(LHC)를 짓고 가동에 들어가려고 하자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입자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블랙홀이 만들어질 수 있고 눈 위를 구르는
눈덩이처럼 주위 물질을 빨아들여 급기야는 지구까지 삼켜 인류가 멸망에 이른다는 주장이었다.
CERN에서는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안심시키며 가동에 들어가 힉스입자를 검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블랙홀을 설명하는 교과서적인 설명조차 좀 부적절한 면이 있다.
1915년 말 독일 천체물리학자 칼 슈바르츠실트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논문을 읽고 천체 내부 중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질량이 아주 작은
부피로 압축되면 시공간도 수축하면서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가 됨을 발견했다.
어떤 질량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 지점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부르는데, 태양은 약 1.5㎞이고 지구는 0.5㎝ 정도다.
슈바르츠실트는 자신이 유도한 식을 익숙한 천체인 태양과 지구에 적용해본 것이고 이 얘기를 들은
아인슈타인은 수학적으로는 흥미롭지만 실제 그런 천체가 존재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