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모방한 세포치료제 항암 효과 50배 향상
암세포 모방한 세포치료제 항암 효과 50배 향상
새해 벽두 강진 쓸고 간 日 노토반도 땅이 솟고 빛은 사라졌다
암세포의 탁월한 생존력이 새로운 면역 치료법의 무기로 전환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의 최재혁 교수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의 콜 로이발(Kole Royal) 교수 연구진은 7일(현지 시각)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이용해 면역세포의 항암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기존 면역항암제가 공략하지 못하던 암에도 효과를 보였다. 전보다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보여 암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세포 돌연변이를 면역항암제에 발현
암세포는 정상 세포에게 갈 산소와 영양분을 독점하고, 인체 방어군인 면역체계마저 자신을 공격하는 대신 보호하도록 위장한다.
말하자면 집에 침입한 도둑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물건을 마음대로 훔치는 것과 같다.
최근 백혈구인 T세포를 이용한 면역항암제가 개발됐지만, 이런 암세포의 위장술 때문에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모방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CAR-T)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CAR-T세포는 인체 면역체계의 주력군인 백혈구 T세포에 암세포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추가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도둑에서 배워 도둑을 잡는 셈이다.
먼저 연구진은 혈액암인 림프종에 걸린 환자의 T세포에서 돌연변이 71개를 찾아냈다.
그중 T세포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돌연변이를 골랐다. 최종적으로 CARD11-PIK3R3란 돌연변이를 CAR-T세포에 적용했다.
그러자 CAR-T세포는 전보다 암세포에 더 잘 침투하고 파괴하는 능력을 보였다.
UCSF의 로이발 교수는 “암세포 생존력의 근간이 되는 돌연변이는 T세포가 종양이 만들어낸 가혹한 조건에서도 생존하고 번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피부암과 폐암, 위암에 걸린 생쥐에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가진 CAR-T세포를 투여했다.
지금까지 이런 암에 걸린 쥐를 치료하는 데 T세포가 100만개 정도 필요했지만,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가진 T세포는 2만개만 써도 효과를 보였다.
항노화 스타트업인 마블 테라퓨틱스(Marble Therapeutics)의 수석 과학자인 닉 레스티포(Nick Restifo) 박사는 이날 네이처지에
“놀랍도록 적은 수의 세포”라며 “많은 사람들이 ‘정말 좋은 생각인데 왜 나는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CAR-T세포의 치료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입증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는 이미 림프종과 다발성 골수종과 같은 혈액암에 대한 여러 CAR-T 세포 치료제를 승인했지만
유방암이나 폐암처럼 장기에 생긴 고형암 치료제로는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T세포에 돌연변이가 늘어나면 암세포가 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도 그런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이번 연구에서 T세포를 이식하고 418일이 지나도 악성 변형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블 테라퓨틱스의 레스티포 박사는 CARD11-PIK3R3 돌연변이는 암세포가 근처에 있을 때만 T세포를 증폭시켜 암세포가 될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와 로이발 교수는 암세포를 모방한 T세포 치료제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 시애틀에 문라이트 바이오(Moonlight Bio)란 회사를 설립했다.
연구진은 “2~3년 내에 임상시험에서 유전자를 교정한 T세포를 사용하기를 희망한다”며 “T세포 치료법을 발전시킬 또 다른 암 돌연변이를 찾으면 더 큰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