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돈 되는 시장 증명한 스페이스X
우주는 돈 되는 시장 증명한 스페이스X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의 대명사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로켓 발사와 통신위성
스타링크 사업에 힘입어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야심 찬 포부와 달리 우주 기업이 하나둘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페이스X의 흑자 전환은 우주기술이 사업 아이템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페이스X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뉴스페이스를 준비하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우주산업 분야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올해 매출 90억달러(11조8845억원),
영업이익 30억달러(3조9615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내년에는 연 매출 150억달러(19조8075억원)를 기록해 66.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이스X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것은 2년 만이다.
스페이스X는 2021년 9억6800만달러(1조2822억원), 지난해 5억5900만달러(74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흑자 전환은 올해 1분기 스페이스X가 5500만달러(728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매출도 지난해 46억달러(6조922억원)로 2021년(23억 달러)보다 두 배 늘었다. 올해도 두 배 가까운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스페이스X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통신위성 스타링크(Starlink)에서 이익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지난해 스페이스X의 5억5900만 달러 손실 중
2억4000만 달러는 스타링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타링크를 이용한 통신서비스가 보급되면서 로켓 발사로 발생하는 손실을 모두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말부터 2023년 상반기 말까지 사용자가 3배 증가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디서든 통신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여준 뒤 해운업계나 각 나라의 군 당국이 스타링크를 찾기 시작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통신망이 끊긴 가자지구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모든 우주 기업이 스페이스X처럼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게 미국 발사체 기업 로켓랩(Rocket Lab)이다.
2006년 설립된 로켓랩은 2017년부터 상업 발사를 시작했지만,
계속되는 적자 사태를 막지 못하고 있다. 로켓랩은 올해 3분기까지 총 1억3000만 달러(171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만든 우주 기업 버진 갤럭틱(Virgin Galatic)도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의 18%를 해고했다.
공중 발사체를 개발하던 버진 오빗(Virgin Orbit)은 올해 초 파산했다.
미국 소형발사체 기업인 아스트라(Astra)도 회사가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창업자 크리스 켐프(Chris Kemp)가 3000만 달러(400억원)에 다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통신위성 분야도 마찬가지다. 스타링크의 대항마로 꼽히는 통신위성을 올리는 영국의 원웹(One Web)은 이미 2020년 파산 위기를 겪었다.
올해 세계 3대 통신위성 기업인 유텔샛(Eutelsat)에 인수됐지만, 2021년 5830만 유로(825억원)에 이어 지난해 4억2590만 유로(60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언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스페이스X가 불모지를 개척한 것처럼 한국 기업들도 위성 추진체나 우주 데이터
수집 같이 기술 개발이나 사업의 여지가 남은 분야를 선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주 상황인식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김덕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스페이스X는 처음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해 상업적으로
사용하고 많은 위성을 쏘아올리는 굉장히 어려운 일을 해낸 회사”라며 “한국 기업들은 스페이스X 사업에서
파생되는 많은 부분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가지고 있는 제조 시설과 기술로 어떤 사업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