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의 아버지 프랭클린 위폐 방지 기술의 선구자
미국 건국의 아버지 프랭클린 위폐 방지 기술의 선구자
100달러 지폐에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의 얼굴이 들어있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얼굴이 달러에 들어갈 것을 예감이라도 한 듯, 근대 지폐 인쇄의 토대가 된 독창적인 기술들을 잇따라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술들은 위조 화폐를 구분하는 데에도 활용됐다고 추정됐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는 달러 지폐의 아버지이기도 했던 것이다.
미국 노트르담대 물리천문학과의 카차투르 마누크얀(Khachatur Manukyan) 교수 연구진은 18일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식민지 시대 프랭클린이
자신의 인쇄소에서 찍은 지폐들을 첨단 과학장비로 분석해보니 역사 기록보다 앞선 다양한 제지, 인쇄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혁신적 인쇄기술 개발한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은 열 살 때 가정 형편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보스턴에 있는 형의 인쇄소에서 일했다.
그는 곧 인쇄에서 두각을 보여 24세에 필라델피아에서 직접 인쇄소를 열었다.
사업에 성공한 이후 정치가로 활동하며 미국 독립 운동을 이끌었다.
그 사이 과학 연구에도 심취해 피뢰침과 다초점 렌즈를 발명했다.
프랭클린이 평소 과학 연구에 심취한 것으로 보아 자신의 인쇄소에서 지폐 250만장을 인쇄할 때에도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했다고 추정된다.
하지만 인쇄 관련 기록이 남지 않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노트르담대 연구진은 대학 도서관 희귀본 장서고에 있는 1709~1790년 미국 식민지 시대 지폐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프랭클린과 동료들이 인쇄한 지폐를 당시 다른 인쇄업자가 찍어낸 지폐, 위조 지폐와 비교했다.
동시에 레이저를 이용한 라만분광법으로 지폐 성분도 확인했다. 레이저를 지폐에 쏘면 구성 성분에 따라 다르게 진동해 구분할 수 있다.
분석 결과, 프랭클린과 동료들은 이르면 1739년부터 지폐에 파란색으로 염색된 섬유과 실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은 미국의 제지업자인 제나스 마셜 크레인(Zenas Marshall Crane)이 한 세기도 더 지나 개발했다고 알려진 것이다.
염료도 달랐다, 당시 다른 인쇄업자나 위폐범들은 식물성 기름이나 뼈를 태워 만든 검댕을 검은색 염료로 썼지만,
프랭클린은 처음으로 흑연 재질의 검은색 잉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랭클린은 1754년부터 지폐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반투명 광물인 백운모도 추가했다.
프랭클린이 활동한 필라델피아에서는 운모가 많이 생산됐다. 이 기술들은 당시 위폐와 진짜 지폐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활용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마누크얀 교수는 지폐를 인쇄해 식민지 화폐 제도를 안착시키는 일이 인쇄업자뿐만 아니라 정치가로서도 프랭클린에게 중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독립은 재정적으로 독립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식민지 미국에 반입되는 금화나 은화는 대부분 수입 공산품의 대금으로 유출돼 식민지
경제를 확장할 화폐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았다. 마누크얀 교수는 프랭클린이 지폐 인쇄에 집중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식민지 미국에 지폐가 처음 등장한 것은 1690년이었다.
하지만 지폐는 내구성이 떨어져 오래 유통하기 어렵고, 위조도 많아 신뢰성이 떨어졌다.
마누크얀 교수는 프랭클린이 지페를 인쇄하면서 적용한 혁신 기술은 위조 지폐와 차별화하면서 내구성을 키우는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랭클린은 위조를 막기 위해 허브의 일종인 세이지 잎을 동판으로 만들어 지폐에 인쇄했다.
복잡한 잎맥 무늬는 쉽게 모방할 수 없었다. 이번에 첨단 과학장비로 다른 위조 방지 기술들도 확인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