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달은 착각 최소 45억살은 됐다
젊은 달은 착각 최소 45억살은 됐다
달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천문학자들의 오랜 연구 주제다. 달의 생성과 관련해서는 거대 충돌설이 어느 정도 정설로 자리 잡았다.
초기 지구가 화성 정도 크기의 원시 행성과 충돌하면서 생긴 파편이 뭉쳐서 지금의 달이 됐다는 가설이다.
달의 나이를 놓고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다. 초기 지구와 원시 행성이 언제 충돌했는지를 놓고 여러 가설이 부딪히고 있다.
최근 달을 다녀온 탐사선이 늘어나고 달에서 가져온 암석과 먼지 샘플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연대 분석을 통한 달 생성 시기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달의 생성 시기를 추정할 때는 달에서 가져온 암석과 먼지 샘플 속 지르콘 조각을 통해 연대를 측정한다.
지르콘 조각에는 우라늄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가 있어서 연대 측정이 비교적 쉽다.
그동안 가져온 상당수 지르콘 조각의 연대가 43억5000만년전에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달의 나이가 43억5000만살이라는 추정이 많았다.
그런데 달의 나이가 43억5000만살보다 적어도 1억살은 더 많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란시스 님모(Francis Nimmo)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토르스텐 클레인(Thorsten Kleine)독일 뮌스터대 교수
알레산드로 모르비델리(Alessandro Morbidelli) 코트다쥐르 천문대 연구원은 달의 생성 시기가 알려진 43억5000만년 전이 아니라
그보다 이전인 45억3000만년 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초기 지구와 원시 행성이 대충돌을 하면서 만들어진 달은 처음에는 표면이 거대한 마그마 바다였다.
충돌로 생긴 엄청난 에너지 때문에 표면의 암석이 모두 녹아서 마그마가 된 것이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마그마가 식고 지금 우리가 달에서 보는 암석이 됐다.
지금까지는 달의 마그마 바다가 식으면서 암석이 되는 과정이 한 차례였다고 봤다.
하지만 연구진은 달의 생성 연대 추정에 쓰이는 지르콘 조각이 재용융(remelting)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봤다.
달이 43억5000만년 전에 이미 만들어졌고, 한 차례 마그마 바다가 암석이 되는 과정까지 거쳤다가
43억5000만년 전에 달 표면이 다시 뜨거워지면서 암석이 녹아서 마그마가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달의 재용융을 일으킨 범인이 조석 가열이라고 봤다.
위성이 모행성의 강력한 중력에 반응해 온도가 높아지는 조석 가열이 43억5000만년 전에 달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구를 도는 달의 궤도가 이때 바뀌면서 조석 가열이 일어났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달의 연대를 추정하는 새로운 모델링을 통해 달의 나이를 추정했다.
그 결과 44억3000만년에서 45억3000만년 사이에 달이 생성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재 달의 나이로 추정되는 43억5000만년보다 짧게는 8000만년, 길게는 1억8000만년 달이 더 오래됐다는 것이다.
님모 교수는 “달이 알려진 것보다 더 이전에 생성됐고, 조석 가열에 의해 재용융을 겪었다는 가설은 지구 맨틀의 고귀금속원소 함량 같은
지구형 행성 형성 이론에 훨씬 더 부합한다”며 “달 표면에 생성 초기 충돌 흔적이 적은 이유도
재용융으로 초기 충돌 자국이 지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