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의 상어 메갈로돈은 따뜻했다
지구 최강의 상어 메갈로돈은 따뜻했다
지구 최강의 상어 메갈로돈(Megalodon)이 다른 상어와 달리 온혈동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가 바닷물보다 더 따뜻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메갈로돈이 멸종한 것도 거대한 몸집을 따듯하게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대기해양과학의 로버트 이글(Robert Eagle) 교수 연구진은 27일 국제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360만년 전에 멸종한 메갈로돈 화석의 치아 법랑질에서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메가로돈이 주변 물보다 섭씨 약 7도 정도 더 따뜻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산소, 탄소 동위원소로 체온 추산
메갈로돈은 2300만년 전에서 360만년 전까지 살았던 대형 포식성 상어로, 몸길이가 15m까지 자랐다.
현재 가장 큰 상어인 백상아리보다 3배는 크고 무는 힘도 5배나 강했다고 추정된다.
연구진은 메갈로돈이 살았던 지질시대의 지층에서 발굴한 치아 화석 29점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메갈로돈은 평균 체온이 약 27도로 나타났다. 이는 주변 바닷물보다 7도 더 높은 온도이다.
오늘날 상어 중에 바닷물보다 체온이 높은 종은 극히 드물다. 상어 500종 중 온혈인 것은 단 5종이다.
청상아리와 백상아리는 평균 체온이 22.0~26.6도로 주변 바닷물보다 10~21도 더 높다. 메갈로돈과 비슷한 체온이다.
연구진이 치아 화석에서 살펴본 것은 산소와 탄소의 동위원소 비율이었다.
동위원소는 원자번호는 같고 질량이 다른 것들을 말한다.
탄소와 산소는 질량이 각각 14, 16인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와 다른 탄소13, 산소18 동위원소도 있다.
연구진은 온도에 따라 동위원소 비율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용해 치아 법랑질이 만들어질 때 체온이 어땠는지 계산했다.
앞서 연구에 따르면 법랑질의 인산염에서 탄소13과 산소18 동위원소가 많이 결합했다면 당시 체온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체온 유지 못해 멸종으로 내몰려
연구진은 오늘날 청상아리나 백상아리처럼 메갈로돈도 몸 전체가 아니라 국부적으로 따뜻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몸의 특정 부위에서만 신진대사로 열을 내 몸 전체로 따지면 오늘날 온혈 해양동물보다는 여전히 체온이 낮았다는 말이다.
텍사스대의 루카스 레드레(Lucas Legendre)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메갈로돈의 체온이 현대의 온혈 상어보다 5도 정도 높았기 때문에
포유류와 같이 몸 전체에서 열을 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메갈로돈은 체온이 높아 차가운 바닷물에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전 세계로 퍼졌다.
2015년 PNA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일반 상어보다 온혈성을 가진 상어가 헤엄 속도가 2.7배나 더 빠르다.
하지만 기후가 바뀌자 메갈로돈의 진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체온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논문 제1 저자인 뉴저지대의 마이클 그리피스(Michael Griffiths) 교수는 “메가로돈이 멸종한 시기는 기후와 해수면이 극도로 변화하면서 먹이의 분포와 종류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엄청난 덩치가 체온을 유지하려면 먹이를 많이 잡아야 하는데 당시 상황이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스완지대 연구진은 2017년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에 메갈로돈 멸종 당시 바다생물 속(屬·종 상위의 분류 단계)의 36%가 멸종했다고 발표했다.
원인은 기후변화였다. 지구가 빙하기로 들어가면서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고 수온이 낮아져 상어의 먹잇감들이 사라졌다.
메갈로돈이 즐겨 사냥하던 작은 고래들이 사라지고 대왕고래처럼 건드리기 힘든 초대형 고래들만 번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