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m 높이 심해 산맥 캐스퍼 문어 스파게티 괴물이 산다
3000m 높이 심해 산맥 캐스퍼 문어 스파게티 괴물이 산다
전 세계 바다의 61%를 차지하는 공해(公海)는 해양생물의 보고(寶庫)이다.
최근 국제 공동 연구진이 공해 지역에서 약 3000m 높이의 해산(海山)을 발견하고, 이 일대에서 새로운 심해 생물로 추정되는 20종을 발견했다.
미국 슈미트 해양 연구소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약 한 달 동안 칠레 해안에서 1448m 떨어진 태평양 공해의 나스카 해저 산맥 일대를 탐험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공해는 국가의 해안에서 200해리(바다에서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 또는 약 370.4㎞ 떨어진 국경 수역 밖의 해역을 말한다.
새로 발견한 해산은 바다 밑바닥에서 3109m 높이로 솟아 있다. 에베레스트산의 3분의 1에 달한다.
면적은 약 70㎢다. 연구진은 소나(음향 탐지기) 시스템으로 산의 지도를 작성했다.
소나는 음파가 표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지형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해당 해산에서는 테니스장 3개 크기의 산호 정원도 발견됐다.
연구진은 앞서 발견한 해산을 포함한 나스카 해령(海嶺,해저 산맥)의 추가 지형 9곳을 지도화하고 수중 로봇을 이용해 탐사했다.
이 과정에서 살아있는 프로마코테우티스 오징어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마코테우티스 오징어는 희귀종으로, 현재는 표본 몇 종만 남아있다.
남태평양에서는 ‘캐스퍼 문어’도 처음 발견했다.
몸에 색소가 없어 영화 ‘꼬마 유령 캐스퍼’에 나오는 유령을 빼닮았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해당 심해 두족류가 남태평양에서 발견된 건 처음이다.
스파게티 면을 뭉친 것처럼 생겨 ‘스파게티 괴물’로 불리는 바티피사 코니페라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올해 1월부터 세 차례 탐험을 통해 25개의 해산을 지도화하고 탐험했다.
이 지역에서 새로 발견한 생물은 총 170종에 달한다.
연구진은 세계 해양에 숨겨진 생물을 기록하기 위한 국제 협력 단체 ‘오션 센서스(Ocean Census)’와 탐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탐험한 나스카 헤저 산맥은 해양 보호 구역으로 고려되고 있는 여러 장소 중 하나다.
지난해 유엔 193개 회원국은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는
‘유엔 국가관할권 이원 지역의 생물다양성(BBNJ) 협약’을 채택했다. 공해의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토머 케터 슈미트 해양 연구소 연구원은 “연구 결과는 해양 생태계의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주고
해산의 생태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보여준다”며 “이 탐험에서 수집한 데이터가 이러한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공해에 1000m 높이 이상의 해저산이 최소 10만 개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저 면적의 26%만이 고해상도로 지도화됐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우리가 탐험하지 않은 바다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