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장마 강수량 평년 4배 수준 계속된 엘니뇨 탓
2월 장마 강수량 평년 4배 수준 계속된 엘니뇨 탓
전국적으로 눈이나 비가 내리며 이른바 ‘2월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는 한반도에 계절 영향으로 저기압이 형성되지만, 올해는 오래 이어진 엘니뇨 영향으로 강수량이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오전 8시 기준 서울에는 13.8㎝의 눈이 쌓였다.
이날이 시작된 0시 이후 새로 내린 눈이 가장 높게 쌓인 지표 일최심신적설은 8.6㎝로, 2000년 이후 2월 일최심신적설 기록 중 세 번째로 높다.
한반도에는 지난 20일부터 눈이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강원 산지와 경북에는 20~60㎝ 안팎의 많은 눈이 내렸다.
대표적으로 강원 향로봉은 이날 오전 7시까지 70㎝의 눈이 쏟아져 적설량이 146.4㎝에 달한다.
기상청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2월 말과 3월 초는 매년 눈이나 비가 일정 기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 한반도 북쪽에는 시베리아 찬 공기로 이뤄진 고기압이, 남쪽에는 따뜻한 고기압이 배치된다.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북쪽에서는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남쪽에서는 대만 부근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한반도에는 불안정한 저기압 기압골이 발달한다.
강원지역은 저기압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지형적 특성으로 눈구름이 만들어진다.
찬 성질의 동풍이 따뜻한 동해안을 지나 태백산맥을 올라타 무거운 눈구름으로 바뀐다.
특히 올해 동해 해수 온도는 평년보다 섭씨 2도나 넘게 높아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기에 충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 기압골 패턴이 2~3일 지속되면서 강수가 일어났고, 이달 25일부터는 대부분의 강수는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2월 강수량이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날씨 빅데이터 기업 케이웨더 예보센터가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1~21일 강수량은 서울 61.4㎜, 강릉 134.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보다 서울(16.8㎜)은 3.65배, 강릉(34.4㎜)은 3.9배 많았다.
이외 올해 2월 부산(120.2㎜)은 4.02배, 제주(114.9㎜)는 2.93배 평년보다 많았다.
기상 전문가들은 동태평양과 중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인 엘니뇨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평년 날씨라면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북쪽 고기압이 남쪽의 따뜻한 고기압을 밀어내면서 한반도가 북쪽 고기업
영향권에 있어야 한다”며 “북쪽 고기압이 내려가지 못하고 한반도에 저기압 기압골이 형성된다는 건 남쪽 고기압이 버텨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엘니뇨 영향으로 해수 온도와 기온 모두 높고 대기층이 수증기를 다량으로 갖게 되면서 비나 눈이 내리면 더 많이 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얼마 전 서울이 굉장히 더웠던 것과 이번에 눈과 비가 많이 내린 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도 올해 2월 강수량이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엘니뇨로 적도 지역의 따뜻한 공기가 중위도까지 올라오는 경향이 있었고
한반도 주변 바다도 더 따뜻한 상태였다”며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에서 발달한 따뜻한 공기가 만나며 강수가 많을 조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