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없다 365일 24시간 생사 기로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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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는 없다 365일 24시간 생사 기로의 현장

히어로는 없다 365일 24시간 생사 기로의 현장

비만약 경쟁 2라운드 근육 감소 잡아라

“60대 남성 교통사고로 인한 골반 골절 환자입니다.

BP(혈압) 40에 출혈 심해 어레스트(심정지) 있었습니다.

부천 병원에서 처치가 어렵다고 이송 요청해 왔습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권역외상센터.

구급대원의 전화를 받은 최윤희 수간호사가 현성열 센터장(외상외과 교수)에게 환자 상태를 알렸다.

현 센터장은 바로 “재익(외상외과 전임의)이랑 박 간호사가 혈액 2개 싣고 닥터카로 출동해”라고 말하며 수술복을 입었다.

수술실 간호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심폐소생술(CPR) 기기, 혈관 조영 장비, 수술 기구 등을 준비했다.

대기하던 유병철 외상외과 교수도 수술 채비에 나섰다.

지난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방영한 ‘중증외상센터’가 수시로 보여주던 장면 그대로다.

1시간 내 생사 결정되는 환자 전담

권역외상센터는 담당 지역에서 교통사고, 추락, 둔기손상, 자상 등으로 다발성 골절, 과다 출혈 등이 발생한 중증외상 환자가 바로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상시 운영되는 기관이다.

전국에 지정, 운영된 권역외상센터는 가천대 길병원(인천) 아주대병원(경기 남부), 단국대병원(충남) 등 17곳이다.

권역외상센터는 일반 응급실과 제도, 운영 등 차이가 있다.

일반 응급의료센터(응급실)는 구급차가 응급 환자를 이송하거나, 환자가 직접 방문합니다.

경증부터 중증·중등증까지 환자 상태도 다양하다.

이 중 심각한 중증 외상 환자로 분류되는 환자는 5% 수준에 그친다.

응급실에 온 환자들은 기본적인 검진부터 받습니다.

환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 환자를 전담합니다.

환자가 도착하기 전에 구급대원과 타 병원 등으로부터 이미 환자 정보를 전달받고, 각 환자에 필요한 처치·수술 채비를 합니다.

환자가 도착하면 즉각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환자가 생사를 좌우하는 1시간의 골든아워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이날 의료진은 닥터카를 타고 부천으로 출동해 2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닥터카는 외관은 일반 구급차와 비슷한데 구급대원 대신 외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타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의료 차량입니다.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플라스틱 관을 넣는 기관 삽관과 혈액 수혈 외에 실제 수술까지 이뤄져 ‘달리는 응급실’이라고도 불립니다.

사고 접수 5분 만에 출동하고 30분 내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일반 구급차보다 더 과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탑승자 모두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헬멧을 착용해야 합니다.

다양한 사고 환자 잇달아 수술대 올라

닥터카는 환자를 데리고 이곳 외상센터에 오후 12시 도착했습니다.

환자는 이송 중에 또 심정지가 왔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줄을 붙잡고 처치를 이어갔습니다.

출혈량이 많아 수혈 팩을 여러 개 달았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수술대로 옮겨졌습니다.

현 센터장과 유 교수, 장 전임의와 간호사 7명 등 의료진 10명이 총출동해, 심폐소생술과 출혈을 막는 응급 수술을 30여 분간 지속했습니다.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환자는 수술 도중 사망했습니다.

현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골반 골절은 과다 출혈로 어려운 케이스인데, 어레스트(심정지)가 계속돼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었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환자 가족에게 향했습니다.

수술대를 정리도 하기도 전인 오후 1시, 다시 외상센터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이번엔 용접 작업 중 1.7m 높이 사다리에서 추락한 60대 남성 환자였습니다.

현 센터장은 즉시 신경외과 교수를 센터로 불러 함께 대기했습니다.

30분 뒤 도착한 환자는 다행히 의식이 있었습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촬영 결과, 경추 2번 외상과 뇌진탕을 진단받아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현 센터장은 “조금만 더 늦었다면 마비 위험이 컸다”며 “당장 목숨에는 지장이 없지만, 해당 과에서 정밀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8시 30분. 한바탕 외상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난 뒤 고요해진 센터 내에 또다시 전화가 울렸습니다.

뾰족한 도구로 자신의 가슴, 무릎, 허벅지 등 몸 수십 군데를 자해한 30대 환자를 외상센터로 이송하겠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이날 당직 근무자인 현 센터장과 유 교수가 다시 수술복을 입었습니다.

잠시 후 도착한 환자는 몸 곳곳에 출혈이 있었지만, 상처는 깊지 않았습니다.

본인 인적 사항을 말할 정도로 의식도 있었습니다.

유 교수는 “이 환자는 자해로 인한 출혈이 심하진 않지만, 정신질환 병력이 있어 해당 과의 후속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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