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에 로켓 발사 지구 오존층이 사라진다
화산 폭발에 로켓 발사 지구 오존층이 사라진다
강력한 자외선을 막아주는 지구의 오존층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엄청난 규모의 화산 폭발이 만든 대량의 수증기가 원인이다.
여기에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로켓도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을 내뿜고 있다.
스테파니 에반(Stephanie Evan) 프랑스 레위니옹대 대기·사이클론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지난해 1월 발생한 남태평양 ‘훙가-통가 헝가 하파이’
해저 화산 폭발로 대기 중 오존이 지역에 따라 이전보다 5~60% 사라졌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0일 발표했다.
남태평양에 있는 통가 화산은 지난해 1월 15일(현지 시각) 분화했다.
통가 화산은 지난 30년 간 발생한 어떤 화산 폭발보다도 강력했고,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가스, 수증기를 분출했다.
일반적인 화산과는 달리 해저 화산인 탓에 화학물질과 함께 막대한 양의 수증기가 발생한 게 특징이었다.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기둥은 최대 58㎞ 상공까지 올라갔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로 이뤄진 물질로, 지구 상공 24~32㎞를 떠다닌다.
특히 상공 25㎞에는 오존분자들이 뭉쳐 오존층을 형성하는데, 태양에서 나와 지구로 유입되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강력한 태양자외선은 피부암이나 백내장을 일으키고 엽록소나 플랑크톤을 감소시켜 생태계 파괴한다.
오존층은 1985년 남극 상공에 ‘오존 구멍’이 발견되면서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거론됐다.
스프레이와 냉장고·에어컨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가스(염화불화탄소·CFC)의
사용을 제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1987년 체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프레온가스 사용량은 99% 감소했고, 수소불화탄소(HFC)가 대체재로 쓰이고 있다.
유엔 환경계획(UNEP)은 올해 초 오존층이 2040년에는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통가 화산 폭발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연구진은 폭발 5일 뒤인 지난해 1월 20일 관측용 풍선을 띄우고, 인공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성층권 오존층 변화를 파악했다.
통가 화산 폭발이 오존층을 파괴한 건 분출 가스의 화학물질과 다량의 증기 때문이다.
화산 분출 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황은 대기 중 오존(O3)과 반응해 황산 에어로졸로 변한다.
또 다량의 수증기는 성층권의 상대 습도를 높이고 따뜻한 온도를 만드는데,
에어로졸이 염화수소(HCI)와 일산화염소(CIO), 질소산화물(NOx) 같은 물질로 화학 반응을 일으켰다.
이 물질들은 오존과 상호작용해 오존을 고갈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폭발 일주일 후 아프리카 대륙 동쪽의 레위니옹섬 상공 25~29㎞의 오존이 이전보다 10~45%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남극은 오존이 이전보다 60%, 서남부 태평양과 인도양은 5%가 줄었다.
이전에 발생한 화산 폭발과 달리 통가 화산은 분출 시 많은 수증기를 대기로 올려보내 전 세계적으로 오존을 감소시켰다.
연구팀은 “통가 화산 폭발은 인공위성 관측 이후 많은 수증기를 대기에 주입했다는 점에서 예외적”이라며
“통가 화산 폭발의 에어로졸과 수증기는 성층권의 화학적 반응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산 분출 기둥과 오존 고갈을 이해하고 후속 연구와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산 폭발뿐 아니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우주산업도 오존층을 파괴한다.
로켓은 우주로 날아가면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 염화수소, 블랙카본,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
미국 퍼듀대와 국립해양대기청(NOAA) 연구진은 로켓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과 대기 마찰열이 대기 온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달 1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대니얼 치초(Daniel Cziczo) 퍼듀대 교수는 “성층권 대기에서 우주선에 쓰이는 합금과 같은 비율의 금속 입자가 남아
오존층을 위협하고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의 성분도 바꾸고 있다”며
“인간의 활동이 지구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적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