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성은 코발트블루 아니라 옅은 청록색
해왕성은 코발트블루 아니라 옅은 청록색
태양계 맨 바깥에 있는 해왕성(Neptune)은 로마 신화에서 바다의 신인 넵투누스의 이름을 땄다.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이 바로 넵투누스이다. 이름처럼 해왕성은 늘 바다처럼 짙은 파란색을 띤 행성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 근거 없는 신화였다.
과학자들이 해왕성의 대기를 강조하기 위해 색을 보정하면서 실제와 달리 더 파란색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의 패트릭 어윈(Patrick Irwin)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진은 5일 국제 학술지 ‘월간 영국 왕립학회보’에
“1980년대 이래 알려진 진한 파란색 이미지와 달리 해왕성의 실제 색은 이웃 천왕성과 마찬가지로 녹색을 띤 옅은 청색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정한 이미지가 실제 모습으로 각인
해왕성은 태양계에서 공인된 행성 8개 중 가장 멀리 있다.
태양계의 끝자락에 있는 명왕성은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으로부터 행성 지위를 박탈당하고 왜행성(矮行星)으로 강등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무인 탐사선인 보이저 2호는 1980년대 태양계 끝자락을 지나면서 천왕성과 해왕성을 직접 촬영했다.
그때 천왕성은 옅은 녹색, 해왕성은 코발트블루와 같이 진한 파란색으로 나타났다.
천왕성과 해왕성은 둘 다 거대 얼음 행성으로 크기나 질량, 화학적 구성이 비슷하다.
그런데도 다른 색을 띤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윈 교수 연구진은 보이저 2호가 보내온 사진이 실제 색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저 2호가 촬영한 해왕성 원본 사진은 대기 상태를 알아보려고 일부러 명암비를 높인 상태였다.
이로 인해 최종 합성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색상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해왕성이 더 파랗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과학자들도 해왕성 사진이 실제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진 설명에도 그런 내용이 포함됐다.
어윈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설명은 사라지고 사진만 남아 해왕성의 짙은 파란색은 대중의 의식 속에 사실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어윈 교수 연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칠레에 있는 유럽 남방천문대의 초대형 망원경 관측 자료를 이용해 보이저 2호가 찍은
원본 이미지를 실제 색으로 변환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그 결과 두 행성은 모두 녹색을 띤 옅은 파란색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왕성의 계절별 색 변화도 규명
연구진은 또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로웰 천문대에서 1950년부터 2016년까지 관측한 자료를 분석해
천왕성이 태양 주위를 84년 동안 공전하면서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예측하는 모델도 구축했다.
계절 변화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천왕성의 사계절은 지구와 다르다.
지구는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지만, 천왕성은 97.7도로 거의 옆으로 누운 상태이다.
동지(冬至) 때 지구는 남반구가 태양을 바라보지만, 천왕성에서는 북극이 태양을 향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