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과 지구 온난화 ; 조류지만 하늘을 날지 못하고 바다를 헤엄쳐 사냥을 하는 펭귄은 남극에서 갈라파고스 제도까지 남반구의 넓은 범위에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남극 생태계의 지표로 불리는 펭귄의 서식지(해빙)가 감소하면서 개체수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펭귄은 지구온난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펭귄 진화에 대한
연구결과가 단서가 될 수 있다고 과학 매체 ‘인버스(Inverse)’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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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조상들은 약 6000만 년 전, 과거 호주의 동쪽에 존재했던 대륙 ‘질랜디아(Zealandia)’에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뉴질랜드나 뉴칼레도니아 육지만 남기고 질랜디아 대부분이 해저로 가라앉은 상태다.
이후 질랜디아에 서식했던 고대 펭귄들은 남극대륙 주위를 동쪽으로 도는 남극환류를 타고
남미와 남극대륙에 도달했다. 하지만 다른 조류에 비해 상당히 독특한 특징과 생태를 가진
펭귄의 진화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에 국제 공동연구팀은 현재 생존한 모든 펭귄·최근 멸종된 27개 분류군의 유전체(게놈)·화석으로
발견된 47개 분류군을 포함한 형태학적·생물지리학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른 조류와의 유전체도 비교했다.
펭귄의 진화사를 연구한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과거 지구에서 발생한 주요 기후변화가 다양한 종의 등장을 포함한
펭귄의 진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약 1600만년~530만년 전
지구 전체가 한랭화되면서 남극대륙의 빙하가 확대됐는데, 이 시기에 한랭지를 서식지로 하는 현재의 펭귄 선조가 탄생했다.
또 고위도 지역에 서식하던 펭귄은 약 200만 년 전부터 고립 상태로 종의 다양화가 진행되어
1만 15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가 다시 온난화되자 여러 종이 남극 주변으로 이동해 서로 접촉하게 됐다.
또 펭귄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물속을 헤엄치기에 적합한 단단한 물갈퀴와
방수성의 깃털 ▲잠수에 도움을 주는 수중에서의 시력과 산소 조절 능력
▲체온을 유지하는 두꺼운 피부와 지방 등 펭귄 고유의 유전적 적응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적응은 펭귄이 지구상에서 가장 극단적인 환경에 정착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펭귄과 지구 온난화
논문의 공동 저자이자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 BGI 리서치에서 유전체 진화 및
동물의 적응을 연구하고 있는 쳉란 저우(Chengranzhou) 박사는 “지구 한랭화와 주요
해류가 펭귄 다양화와 생물 지리학적 패턴을 형성한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논문 공저자인 조류 고생물학자 다니엘 셉카(Daniel Ksepka) 박사는 “펭귄은 진화의
가장 흥미로운 산물이다. 그들은 조상들과 전혀 다른 체형과 생활 환경에 적응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펭귄이 과거 기후변화에 잘 적응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진화 속도가 빠른 경향도 확인됐다. 황제펭귄 등 추운 환경에 서식하는
종이 몸집이 큰 경향을 보여 “한랭지에 서식하는 대형 종은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더 높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저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펭귄이 지난 6000만 년 동안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해 왔음을 시사한다. 우리는 펭귄의 미래에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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