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族 진화의 결정적 증거 몽골서 발굴된 과도기 화석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의 진화 과정을 밝힐 중요한 단서가 몽골에서 1970년대에 발굴된 화석을 재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영화 쥬라기 공원으로 널리 알려진 이 공룡의 이름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그리스어로 ‘폭군 도마뱀’을 의미하며, ‘렉스’는 라틴어로 ‘왕’을 뜻한다.

오랫동안 학계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져 왔으며, 이번 연구가 그 비밀을 푸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캐나다, 몽골, 미국, 일본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1972~1973년 몽골에서 발굴된 부분 골격 두 개를 재분석한 결과

이 화석들이 약 8600만 년 전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 계열의 새로운 종에 속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되었다.

새롭게 밝혀진 종은 강력한 턱 구조 등 일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특징을 이미 갖추고 있었지만 여전히 여러 특징은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였다.

길이는 약 4m, 몸무게는 750㎏ 정도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비교해 보면 훨씬 작아 상대적으로 ‘작은 육식 공룡’이었다.

연구진은 이 공룡에 ‘칸쿠울루 몽골리엔시스(Khankhuuluu mongoliensis)’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몽골 용의 왕자’를 의미한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약 6800만~66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 동안 살았던 대형 육식 공룡으로, 길이 12~15m, 높이 4m, 몸무게는 7~9t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이 중생대 쥐라기 시대(약 1억5000만 년 전)에 살았던 소형 육식 공룡에서 기원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중생대 말 백악기 후기에 걸쳐 현재와 같은 거대한 크기로 진화했으나, 그 중간 과정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교수는 “칸쿠울루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거대한 최고 포식자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초기의 작은 육식 공룡 사이에 놓여 있는 누락된 고리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50여 년 전 몽골에서 발견된 화석을 다시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당시 이 화석들은 초기에는 ‘알렉트로사우루스(Alectrosaurus)’라는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공룡의 일부로 간주되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약 8600만 년 전의 새로운 종으로 판명되었다.

티라노사우루스류(Eutyrannosauria)는 약 6600만 년 전까지 아시아와 북미 대륙을 지배한 대형 육식 공룡 그룹으로

이번 연구진은 칸쿠울루가 이 그룹의 초기 조상 중 하나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이후 티라노사우루스류의 이동 경로를 함께 추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칸쿠울루는 아시아에서 북미 대륙으로 이주하면서 티라노사우루스류가 생겨났고

이후 다시 아시아로 돌아가면서 알리오라무스(Alioramus)와 티라노사우루스로 나뉘었다.

피노키오 렉스(Pinocchio Rex)라는 별칭을 가진 알리오라무스는 비교적 작고 긴 주둥이를 가진

중간 크기의 포식자로, 깊고 강한 주둥이를 가진 티라노사우루스는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