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 햇빛 모아 용광로의 철 녹인다
티끌 모아 태산 햇빛 모아 용광로의 철 녹인다
유럽 최대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 유럽의 기어트 반 포엘보르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경제매체와 인터뷰에서
“친환경 철강 제조에 사용되는 그린수소가 제철소에서 사용하기엔 너무 비싸다”고 꼬집었다.
유럽연합(EU)이 제공하는 수십 억 달러의 보조금에도 지금의 상황에서 철강회사들이 쓰기엔 여전히 비싸다는 것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이다.
철강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에서 7~8%를 차지한다. 포스코를 비롯해 주요 철강기업들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친환경 공법을 개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철광석과 함께 넣어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전기아크로를 사용해 저탄소 강철을 제련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그린수소 가격이 1㎏당 6~7유로로 비싸고 해외로부터 운송비용도 비싸 철을 생산하는 데 쓰는 방안은 좀처럼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 과학자들이 태양에너지로 화석 연료를 사용해야 달성할 수 있는 온도인 섭씨 1000도를 구현했다.
좀 더 기술 완성도가 올라가면 값비싼 그린수소를 쓰지 않고 태양에너지로 직접 철과 시멘트 제조공정에 필요한 열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연구진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디바이스’에 합성석영(쿼츠)을 사용해 1000도를
초과하는 온도에서 태양 에너지를 가두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 대학 기계공학과 에밀리아노 카시티(Emiliano Casati) 박사후연구원과 알도 스타인펠드(Aldo Steinfeld) 교수가 진행했다.
철강과 시멘트, 유리, 세라믹은 자동차 엔진부터 고층 빌딩까지 다양한 문물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재료들이다.
이들 재료는 제조 공정에서 한결같이 1000도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이런 열을 얻기 위해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관련 산업은 전 세계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약 25%를 차지한다.
그만큼 탄소가 많이 배출된다.
과학자들은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거울 수천 개로 태양광을 한 곳에 모아 열을 발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미 미국과 스페인은 이런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듯 수많은 거울로 햇빛을 모아 물이나 기름을 끓이고 이때 발생하는 증기 압력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기존의 집광형 태양열 기술은 1000도 이상의 열을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태양에너지 수신기의 효율을 높이고 햇빛을 가두는 ‘열 트랩 효과’를 내는 반투명 소재를 썼다.
부분적으로 백금으로 코팅한 합성 석영(quartz) 막대를 햇빛을 흡수하는 불투명 탄화규소 디스크에 연결하고 석영 막대의 한쪽 끝은 거울들이 모은 햇빛에 노출시켰다.
합성 석영은 고순도 실리콘산화물로 이뤄진 유리다.
가시광뿐 아니라 자외선과 적외선 영역까지 투과한다.
태양광이 합성 석영을 통과해 흡수체에 도달하면 온도가 올라간다.
이때 나온 적외선이 다시 합성 석영을 통과하면서 부분적으로 재흡수되는 원리다.
합성 석영은 고온에도 물러지지 않고 화학적으로 안정인 물질이어서 주로 반도체 공정에서 회로 형태로 빛을 비추는 포토마스크에 쓰인다.
실험에서 흡수판이 거울 136개에서 나온 태양광과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에 노출되자 온도가 1050도까지 올라갔다.
반면 석영 막대 반대면은 600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밀리아노 카사티 연구원은 “앞선 연구에선 최대 170도까지만 열 트랩 효과가 입증됐다”며 “이번 연구에선 1000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도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