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와 펩시 구별 미묘한 음료 맛 아는 AI 전자혀
코크와 펩시 구별 미묘한 음료 맛 아는 AI 전자혀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우유의 종류나 물 함량, 블렌딩 방법이 다른 커피까지 구별하는 전자 혀를 개발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삽타르시 다스(Saptarshi Das) 교수 연구진은 지난 9일(현지 시각)
“그래핀 센서와 인공 신경망을 이용해 액체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하는 전자 혀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인 오감(五感) 중 시각과 청각은 각각 카메라, 마이크로 모방한다.
촉각은 압력과 온도를 느끼는 인공 피부로, 후각은 공기 오염이나 냄새를 구별하는 전자 코로 상당 수준 구현했다.
하지만 인간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입맛을 대체할 미각 기술은 개발이 가장 더딘 편이다.
그래핀 센서와 인공신경망 이용
뇌는 맛을 학습하면서 더 미묘한 맛을 구별한다.
입과 혀에서 감지된 맛 신호는 신경세포를 통해 뇌의 미각 피질에 도달한다.
그동안 연구를 종합해보면 미각 피질에 단맛과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 같은 기본 맛에 대응하는 부위가 있다.
1차 미각 피질은 맛을 감별하고 제2차 미각 피질에서 다른 감각 신호와 기억을 종합해 ‘소울푸드’ 같은 복잡한 풍미를 인식한다.
이번에 개발된 전자 혀는 뇌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과 혀 역할을 하는 그래핀 센서로 구성된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판형 물질이다.
구리보다 전류를 1000배나 잘 흘린다. 연구진은 그래핀 트랜지스터로 액체에 포함된 화학 이온 성분을 감지하는 센서를 만들었다.
센서는 액체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20가지 정보로 다양한 화학 물질을 감지한다.
이어 뇌의 미각 피질이 작동하는 방식을 모방한 인공 신경망을 개발했다.
신경망은 인간의 뇌처럼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해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알고리즘이다.
연구진은 전자혀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미각 피질 AI를 먼저 학습시켰다.
맛을 학습한 AI는 우유와 탄산수, 커피, 과일 주스 등 음료 시료를 1분만에 80% 정확도로 구별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같은 음료라도 물의 함량 차이나 2가지 이상 커피를 섞은 블렌드나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차이도 구별했다.
AI 기술의 핵심인 인공 신경망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만큼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력이 커졌다.
하지만 신경망의 의사 결정 과정은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다스 교수 연구진은 게임 이론에서 인간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따라 판단하는 것을 모방해 AI가 시료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고려해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역설계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다스 교수는 “AI 분야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신경망의 의사 결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