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과학자 더 믿는다 한국은 세계 평균 미만
코로나19 이후 과학자 더 믿는다 한국은 세계 평균 미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세계인들이 과학자들을 더 신뢰하게 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전문성을 갖고 정책 결정에 더 참여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과학자를 신뢰하는 수준은 세계 평균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14일(현지 시각) 빅토리아 콜로냐 독일 라이프니츠 하노버대 소크라테스고등연구센터 연구원팀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를 설문 조사한 가장 대규모의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67개국 7만 14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5점 만점에 전세계 평균 3.62점으로 높게 나왔다.
미국, 영국, 중국 신뢰도 높지만 한국, 일본, 홍콩은 낮은 편
설문 응답자들은 과학자의 성실성과 역량, 연구윤리, 개방성 등 12가지 항목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는지 1~5점 사이 점수로 매겼다.
점수가 높을수록 신뢰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 결과 평균 신뢰도는 5점 만점에 3.62점으로 높게 나왔다.
연구팀은 대중들이 과학자를 높은 역량과 적당한 성실성, 윤리적인 의도을 갖추고 있다고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개방성에 대한 점수는 다소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23%는 과학자들이 과학 외 다른 분야에 약간 또는 거의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신뢰도가 가장 높은 곳은 4.30점인 이집트로 나타났다.
인도(4.26점)와 나이지리아(3.98점), 케냐(3.95점)가 뒤를 이었다.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은 국가는 알바니아(3.05점)와 카자흐스탄(3.13점), 볼리비아(3.22점), 러시아(3.23점) 순이었다.
미국(3.86점)과 영국(3.82점), 호주(3.91점), 중국(3.67점) 등 과학 선도국들은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가 평균(3.62점) 이상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3.43점)과 일본(3.37점), 독일(3.49점), 홍콩(3.42점), 대만(3.37점) 등은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개국 3만2000명에게 설문조사했을 때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당시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인의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가 세계 평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와 정치적 성향 간의 연관성도 조사했다.
그 결과 26개국은 ‘특정 정치적 성향이 높을수록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뉴질랜드와 아르헨티나, 멕시코를 포함한 41개국에서는 정치적 성향과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중국 등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할수록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다.
반면 조지아와 이집트, 필리핀, 나이지리아, 그리스에서는 오히려 진보적인 성향이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연구진은 ‘일부 국가에서 보수 정당 또는 진보 정당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과학자들에 대한 믿음 또는 의구심을 키웠기 때문’에 이런 대조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가령 2020년 보수 정당이 집권했던 그리스에서는 정부가 과학자들과 협력해 공중 보건 의제를 결정했다. 보수적인 정치 성향이 과학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약 52%는 과학자가 정부, 정당과 긴밀히 협력해 정책 결정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약 80%는 과학자들이 일반 대중과 과학에 대해 소통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임스 리우 뉴질랜드 매시대 심리학과 교수는 네이처를 통해 “과학자들이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기 보다는 일반 대중, 정당,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공공 정책을 결정하는 데 과학적인 사실을 통합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