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에 독을 쏘는 문어 나도 살아야지

짝에 독을 쏘는 문어 나도 살아야지

짝에 독을 쏘는 문어 나도 살아야지

짝에 독을 쏘는 문어 나도 살아야지

담도암 조기 발견 길 열린다 유전체 분석해 발암 과정 규명

사마귀 수컷은 짝짓기 중에 자신보다 몸집이 훨씬 큰 암컷에게 잡아먹힌다

후손을 위해 자신의 몸까지 내어주는 눈물겨운 희생이다

그렇다고 자연에서 모두 운명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아니다

파란선문어 수컷은 후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운명을 거부했다

호주 퀸즐랜드대 뇌연구소의 저스틴 마셜 석좌교수 연구진은 파란선문어 수컷은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으로 암컷을 제압해 짝짓기 중에 잡아먹히지 않았다고 지난 10일 현지 시각에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짝짓기 중 독으로 암컷 진정시켜

문어의 짝짓기는 수컷이 생식기 역할을 하는 팔을 암컷 생식기에 집어넣어 정자를 전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수컷 생식기 팔은 끝에 빨판이 없어 구별된다

문어 짝짓기는 암수가 완전히 밀착한 상태로 진행되므로 몸집이 작은 수컷이 암컷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크다

파란선문어는 달랐다

퀸즐랜드대 연구진이 6쌍의 짝짓기를 관찰했는데, 수컷은 모두 정자 전달을 완료하고 상처 없이 떠났다

바로 테트로도톡신을 진정제로 쓴 덕분이었다

파란고리문어는 손바닥만 한 크기지만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이 있어 사람도 죽일 수 있다

연구진은 짝짓기 도중 수컷이 암컷 문어의 대동맥을 물어뜯는 것을 관찰했다

그러자 암컷은 피부가 창백해지고 호흡이 느려졌다

연구진이 암컷의 눈에 빛을 비춰도 동공이 수축하지 않았다

암컷이 독에 마비된 것이다

문어는 자기 독에 내성이 있어 죽지는 않고 잠시만 마비됐다

약 1시간 후 독소가 사라지자 암컷은 수컷을 밀어냈다

연구진은 수컷의 독샘이 암컷보다 약 3배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냥 외에 암컷을 진정시키는 데에도 독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진화과정에서 암수 간에 벌어진 군비경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논문 제1 저자인 웬성청 박사는 수컷이 암컷의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독을 생산해야 했기 때문에 독샘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링복 사마귀의 짝짓기 모습

수컷은 짝짓기 전에 암컷과 몸싸움을 벌인다

이기면 잡아먹히지 않고 짝짓기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대부분 문어는 거미나 사마귀와 같이 암수 모두 후손을 위해 온몸을 희생한다

둘 다 짝짓기는 한 번만 한다

몸집이 더 작은 수컷은 암컷에게 잡아먹혀 자신의 후손에게 영양분을 제공한다

암컷은 알을 낳은 후에는 먹이를 먹지 않고, 새끼를 돌보고 보호하는 데 남은 생애를 바친다

하지만 연구진은 파란고리문어 수컷이 암컷에게 잡아 먹히는 운명을 독까지 쓰면서 거부하는 이유는 밝히지 못했다

사실 수컷은 짝짓기 후 암컷에게 먹히지 않아도 얼마 살지 못한다

수컷이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야 암컷을 독으로 진정시킨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마귀 중에도 수컷이 암컷을 제압해 짝짓기 뒤에도 살아남는 경우가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연구진은 2021년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사마귀 중 동족 포식성이 강한 스프링복 사마귀 수컷은 암컷과 몸싸움을 해서 살아남는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수컷 사마귀는 암컷에게 접근했다가 60%는 짝짓기를 하기도 전에 잡아먹힌다

스프링복 사마귀 수컷은 몸싸움으로 암컷을 제압해 짝짓기 성공률을 높였다

몸싸움에서 7%는 비겼고 35%는 암컷이 이겨 짝짓기 전에 수컷을 잡아먹었다

58%는 수컷이 이겼다

이 경우 67%는 짝짓기로 이어졌다

그중 절반은 살아남았다

어떻게든 자손을 퍼뜨리려는 지독한 사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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