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당뇨병 환자 가당 음료 때문 한국은 규제 모범국
전 세계 당뇨병 환자 가당 음료 때문 한국은 규제 모범국
외계 행성 발견 AI로 10배 이상 늘어 우주 연구 신기원 이룬 AI
전 세계에서 설탕과 과당 같은 당분이 들어간 가당(加糖) 음료 섭취가 늘면서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등
대사질환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한국은 가당 음료로 인한 대사질환 환자가 거의 늘지 않아 모범 국가로 분류됐다.
로라 라라 캐스터(Laura Lara-Castor)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글로벌 식이 데이터베이스(Global Dietary Database)
연구진과 공동으로 2020년 전 세계 2형 당뇨병 환자의 약 10%, 심혈관 질환 환자의 약 3%가 가당 음료 섭취로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글로벌 식이 데이터베이스는 전 세계의 식습관 데이터를 수집하는 빅데이터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2900만명 이상의 식습관과 관련된 데이터가 수집돼 있다.
데이터는 식습관과 관련된 질문 450개에 응답한 설문지 형태로, 참가자들의 연령·성별·거주지 등에 따라 분류돼 있다.
연구진은 글로벌 식이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184개국의 가당 음료 섭취에 따른
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등 대사질환 환자의 변화 추이를 조사했다.
국가별 가당 음료 섭취량 변화와 대사질환 발병률을 비교해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그 결과, 2020년 신규 2형 당뇨병 환자 중 220만명, 신규 심혈관 질환 환자 중 120만명이 가당 음료 섭취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환자 중 각각 9.8%, 3.1%에 해당하는 수치다. 과도한 가당 음료 섭취가 대사 질환의 주요 발생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가당 음료로 인한 대사질환 환자 수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당 음료를 제한하면서 대사질환 환자 수가 거의 늘지 않았으나,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가당 음료 섭취량과 대사질환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남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은 1990년과 비교해 2020년 2형 당뇨병 환자가 24.4%, 심혈관 질환 환자가 1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중·남부 아프리카 국가들도 같은 기간 2형 당뇨병 환자가 8.8%, 심혈관 질환 환자 수가 4.4% 늘면서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반면 미국, 영국 등 주요국가는 오히려 대사질환 환자 수가 감소하거나 큰 변화가 없었다.
한국도 상대적으로 가당 음료 섭취로 인한 대사질환 환자 수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당 음료 섭취로 인한 국내 2형 당뇨병 환자 수는 이 기간 성인 인구 100만명당 약 100명 증가했으며, 심혈관질환 환자 수는 10명 가량 감소했다.
연구진은 “생활 수준이 높은 국가들은 가당 음료 섭취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저소득 국가는 오히려 기업들의 홍보가 활발히 이뤄지며 가당 음료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국가는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어 가당 음료로 식수를 대체하면서 대사 질환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대사질환 환자 증가로 인한 전 세계 보건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당 음료의 유해성을 교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금을 부과하거나 기업들의 마케팅을 제한하는 등 효과적인 규제 방안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캐스터 교수는 “가당 음료 섭취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으나,
세계적으로 보건 부담이 얼마나 큰지 종합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국가와 지역별 보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