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았는데 살충제도 소용없는 강력한 빈대의 귀환
잊고 살았는데 살충제도 소용없는 강력한 빈대의 귀환
UST 제3회 UST 산학연 전문가 네트워크 미래 에너지 포럼 개최
40년 가까이 보기 힘들었던 빈대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구와 인천, 경기 부천에서 빈대 신고가 잇따르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빈대 유행과 관련해 빈대가 그동안 사용해온 살충제에 맞춰 진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빈대는 납작한 타원형 몸통에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크기 6~9㎜의 곤충이다.
자기 몸집의 2.5~6배에 이르는 동물의 피를 빤다. 모기와 비교하면 7~10배 많은 피를 빨 수 있다.
사람이 빈대에 물리면 피부가 붓고, 좁쌀처럼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심한 경우에는 흡혈로 인한 빈혈과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알레르기 반응), 고열 등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최근 빈대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프랑스의 수도 파리다.
파리 내 학교와 기차, 병원, 영화관 등에서 빈대 신고가 잇따르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빈대에 대한 우려가 퍼졌다.
특히 학교 17곳에서 빈대가 발견돼 7곳이 휴교령을 내리는 등 정부 차원의 대처도 나선 상태다.
빈대가 프랑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서도 대구 달서구 계명대 기숙사와 인천의 한 사우나, 부천의 한 고시원에서 빈대가 발견됐다.
한국은 빈대 방역체계가 정착하기 이전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빈대가 흔했다.
이 때문에 ‘후진국 해충’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다만 2009년부터 꾸준히 한국에서 빈대가 보고됐고, 북아메리카나 유럽에서도 빈대가 자주 발견됐다.
문제는 빈대도 인간의 방역시스템에 맞춰 진화한다는 것이다.
워런 부스(Warren Booth) 미국 털사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미국에서 발견된 빈대가 살충제에 쓰이는
피레스로이드에 대한 저항성을 갖는 형태로 진화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해충 과학 저널(Journal of Pest Science)’에 지난해 4월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5~2009년과 2018~2019년에 걸쳐 미국 전역에서 빈대를 수집해 디옥시리보핵산(DNA)을 분석했다.
수집된 빈대 사이에서는 인간의 신경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나트륨 채널을 변화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신경은 뉴런 세포막 내부에 있는 나트륨 이온이 인체 내부로 흐르면서 전달된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나트륨 채널에 변화가 일어나 살충제 성분이 인체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5~2009년 수집된 빈대들은 36%가 나트륨 채널 유전자에 대한 단일 돌연변이를, 50%는 두 개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18~2019년 수집된 빈대는 84%가 두 개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어 살충제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문들을 살펴보면 이란과 프랑스, 호주 등에서 발견된 빈대에서도 모두 살충제 저항성을 갖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