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화장품 플라스틱보다 환경 피해 크다

유리병 화장품 플라스틱보다 환경 피해 크다

유리병 화장품 플라스틱보다 환경 피해 크다

유리병 화장품 플라스틱보다 환경 피해 크다

8일 밤에 달 토성 최대 근접 50년 만의 천문 현상

부산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INC-5)가 생산 감축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지난 1일 종료됐다.

100여 국이 플라스틱 생산 제한을 지지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같은 주요 산유국은 이를 반대하며 폐기물 관리 중심의 접근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에 포함된 유해 화학물질 관리와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 지원 방안도 논의됐으나, 명확한 합의 없이 내년 추가 회의로 연기됐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합의가 실패한 원인은 단순히 국가 간 이해관계의 차이뿐 아니라, 플라스틱을 대체할 대안 역시 완벽하지 않다는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

유리병은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에 환경에 더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은 지난 2020년 플라스틱병과 유리병의 생애 주기에 걸쳐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해 이런 지적을 뒷받침했다.

결과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랐다. 플라스틱병보다 오히려 유리병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리는 재활용이 무한히 가능하고,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더라도 독성을 띠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 소재로 여겼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유리병을 제조하려면 섭씨 1400~1600도의 고온에서 원재료를 녹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대량 배출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리 용기와 판 유리 산업은 연간 60Mt(메가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1 Mt는 100만t이다.

또 유리병의 무게는 플라스틱병보다 훨씬 무거워 운송 과정에서 추가적인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을 초래한다.

유리 생산을 위한 모래 채취는 토양 황폐화와 생태계 파괴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모든 요인을 종합해 유리병이 탄소 배출, 산성화, 자원 고갈 등의 항목에서 다른 소재보다 환경에 더 큰 피해를 준다고 결론지었다.

반면 플라스틱병은 가볍고 생산 에너지가 적게 든다. 제조 시 최대 200도라는 낮은 온도에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재활용 가능 횟수가 제한적이고, 생산 과정에서 자원 고갈과 오존층 파괴 문제가 있다.

폐기물이 자연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포함한 환경적 위험을 초래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 중에서도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유리병보다 환경 영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히 쓰이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병은 자원 고갈과 오존층 파괴 항목에서 높은 영향을 나타냈으나, 여전히 유리병보다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병을 대체할 수 있는 더 환경친화적인 포장재가 존재하지만

대체재 자체도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유리병은 재활용 가능성이 높지만, 재활용된 유리병도 플라스틱병에 비해 환경적 영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석과 달리 최근 들어 식품이나 화장품 용기가 플라스틱 재질에서 유리로 바뀌는 일이 많았다.

소비자들이 환경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거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에 주는 피해는 플라스틱보다 유리가 더 크다고 알려졌다는 점에서 일종의 마케팅 효과만 거뒀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내 한 용기 개발사 대표는 “특히 환경 운동이 강한 유럽에서 고가 향수 같은 화장품이 유리 용기로 많이 바뀌었다”며

“실제로는 플라스틱 용기보다 환경에 더 나쁘다는 점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브랜드 이미지만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은 “단순한 대체재 도입보다는 재사용과 재활용 중심의 구조적 변화와 소비자 행동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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