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모태펀드 1호 투자처는 스페이스솔루션
우주모태펀드 1호 투자처는 스페이스솔루션
정부가 국내 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모태펀드의 첫 투자처가 결정됐다.
누리호의 추력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한 ‘스페이스솔루션’은 탄탄한 기술력과 사업 안정성을 인정 받아 국내 1호 모태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22일 우주산업계와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스페이스펀드 위탁운용사(GP)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일 스페이스솔루션과 총액 8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 중 30억원은 뉴스페이스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나머지 50억원은 별도의 스케일업 펀드에서 투자한다.
뉴스페이스펀드는 정부가 뉴스페이스투자지원사업을 통해 조성한 국내 최초의 우주 모태펀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우주경제 개척자와의 대화’에서 우주스타트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중 하나로 기획됐다.
정부가 50억원을 투자하고 민간이 50억원을 더해 지난 9월 총 100억원으로 결성한 후 3개월여간 투자처를 고심한 끝에 첫 투자가 이뤄졌다.
뉴스페이스펀드의 첫 투자를 받은 스페이스솔루션은 발사체와 인공위성에 쓰이는 유체 제어 부품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누리호 3단부에 들어간 추력 시스템과 다목적실용위성 추진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했을 정도의 기술력도 갖췄다.
자세 제어 시스템과 추진 시스템은 발사체와 위성의 성공 여부를 결정 짓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이외에도 영하 200도의 극저온을 버티는 밸브, 추진제 탱크 같은 발사체 핵심 부품도 제작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박성산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우주 산업에서는 실제 발사를 통해 부품 성능을 검증하는 ‘헤리티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스페이스솔루션은 여러 국가 사업을 통해 검증된 기술을 갖춰 향후 우주 산업에 지속적인 진출이 가능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주 산업뿐 아니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이스솔루션이 보유한 유체제어 기술은 첨단 산업 공정에 사용되는 만큼 전체 매출 중 60~70%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나머지 30~40%는 우주·방산 산업에서 발생한다.
박 심사역은 “국내 최초 우주모태펀드의 첫 투자였던 만큼 스페이스솔루션이 가진 사업 안정성을 높게 평가했다”며
“이번 투자와 별개로 추가 투자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정부가 출자한 우주모태펀드의 첫 투자인 만큼 우주 산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펀드 규모가 총액 100억원 수준으로 크지는 않지만, 투자 유치가 힘든 우주 산업 진출 초기 기업에게는 자금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국내 위성 스타트업의 한 관계자는 “펀드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초기 단계의 기업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태펀드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다른 투자사에서 수월하게 투자를 유치하는 식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우주모태펀드의 규모를 500억원 수준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민간 우주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민간 기업 주도의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금 확보가 어려운 국내 우주 기업들에게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배진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조만간 2호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도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