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구차단 지시 기관장 회의서 내려진 충격적 결정

지난 3월 28일,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함태광업 폐갱도가 특별한 방문객들로 붐볐다.

바로, 달 자원의 활용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실증 시연회가 열렸던 곳이다.

행사장에서는 초소형 큐브위성을 손에 든 외국인 연구자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의 방효충 교수를 따라온 연구팀이었다.

방효충 교수는 국내 인공위성 자세제어와 유도항법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현재 달 표면 자원 탐사용 큐브위성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방 교수는 자신이 이끄는 연구실에서 약 30명의 연구원과 학생이 활동 중이며, 그중 7명이 외국인 연구자라고 밝혔다.

그는 “항공우주 산업은 본질적으로 국제적인 특성이 강하다”며, 그래서 다양한 국적의 인재를 끌어들인다고 설명했다.

방 교수의 ‘항공우주시스템 및 제어 연구실’은 지난 2001년부터 문을 열어 국내외 항공우주 학계와 산업에 기여해왔다.

연구활동 외에도 그는 국가우주위원회 부위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 국방전문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과학기술 정책 수립에도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명성과 활약에도 불구하고 방 교수에게는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

그는 한국 항공우주 산업에서 인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외국인 연구자들이 한국에 정착하도록 꾸준히 돕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다음 날인 3월 29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실험실에서 만난 방 교수는 외국인 연구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고 있으며, 곧 새로운 연구원이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일하고 있던 프랑스 출신의 마린, 파키스탄 출신의 아샤드, 나이지리아 출신의 함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짧게는 7년, 길게는 10년 이상 한국에 머물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방 교수는 국내 항공우주 분야에서 외국인 전문 인력의 역할과 기여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OECD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우주 분야 인력은 약 9000명으로 미국(36만 명), 영국(4만8000명), 프랑스(3만2000명)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 역량을 갖춘 외국인 연구자들의 유치와 정착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한다.

방 교수는 특히 외국인 연구자 대상의 급여 문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았다.

그는 “국방이나 보안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닌데도 외국인 연구자가 배제되는 관행적인 연구 과제가 적지 않다”며, 이런 구조로 인해 외국인 연구자 인건비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손흥민 같은 스타 운동선수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임금을 못 받는다고 상상해보라”며,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