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한 알이면 오운완 필요없다? 근육 단력하는 알약 나왔다
알약 한 알이면 오운완 필요없다? 근육 단력하는 알약 나왔다
마라톤을 뛰는 대신 알약 하나만 먹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현실이 됐다.
미국 연구진이 최근 운동 능력을 높여주는 알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운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신체 신호를 화학적으로 자극해 근육의 신진대사를 증가하는 원리다.
최근 의약계를 휩쓴 비만 치료제를 이은 차세대 신약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진은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국화학회 춘계 미팅’에서 먹기만 해도
근육량 증가와 함께 신체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알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바하 엘겐디 교수는 “실제 운동이 갖는 중요성은 알약을 먹는 것보다 크다”면서도 “운동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한 대체 수단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운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단백질 ‘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ERR)’를 조절하는 물질을 찾고, 이를 이용해 알약을 만들었다.
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는 알파·베타·감마 등 3종류가 있으며 모든 단백질이 근육 세포의 에너지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력 운동은 ERR을 활성화하고 근육의 지구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실제로 ERR을 제거한 생쥐에서는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근육의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연구진은 운동 대신 화학적으로 ERR을 자극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SLU-PP-332′라고 이름 붙은 이 물질은 세 종류의 ERR을 모두 활성화해 실제로 운동을 하는 것과 비슷한 생리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알얄의 효능은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생쥐에게 알약을 먹인 후 쳇바퀴를 돌게 하면서 체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알약을 먹은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더 오래 쳇바퀴를 돌면서 높은 지구력을 보였다.
단순히 지구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비만, 심부전, 신장 기능 저하 같은 질병에 대한 예방 효과도 나타났다.
실제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 증진 효과를 알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SLU-PP-332보다 더 높은 운동 효과를 내는 약물도 찾아냈다.
유전자 1만5000개의 발현 정도를 분석해, 같은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물질을 추려냈다.
이 물질은 알츠하이머병과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생쥐에서는 뇌 손상을 일부 회복하는 효과도 나타냈다.
뇌로 이어지는 약물 전달을 막는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해 뇌 건강까지 개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약물은 근육 능력이 서서히 감퇴하는 근위축증 환자와 신경 손상으로 인해 운동을 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엘겐디 교수는 “일부 환자들에게는 인위적으로 ERR을 활성화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약물은 이같은 상황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연구진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알약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젊은 성인에게서 ‘운동성 혈장’을 채취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사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운동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은 혈장을 통해 각 신체 기관으로 전달되고 신진 대사를 촉진한다.
이 호르몬이 담긴 혈장을 다른 사람에게 주입해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노르웨이 연구진은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내년 9월쯤 나올 전망이다.
약학계에서는 이같은 효과를 내는 약이 비만 치료제 위고비·마운자로를 잇는 차세대 신약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으나 운동을 할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덕이다.
조너선 롱 스탠퍼드대 교수는 “안전성과 효능이 확실히 증명되면 운동 약이 미래의 블록버스터 신약(연 매출 1조원 이상의 의약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