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대신 타우 공략 부작용 없는 치매 신약 나온다
아밀로이드 대신 타우 공략 부작용 없는 치매 신약 나온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 약 5600만명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치료법은 없다.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는 이유도 불확실하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운동 기능 저하를 늦추는 치료제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공략하는 알츠하이머병 신약을 출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다.
두 약물 모두 뇌에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원리다.
레켐비와 키순라는 각각 지난해 7월과 올해 7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앞서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이 2021년 FDA 승인을 받은 것까지 고려하면
최근 승인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3종 모두가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결국은
효능과 부작용의 한계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타라 스파이어-존스(Tara Spires-Jones)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겸 신경과학회장은 이 같은 생각을 가진 대표적인 신경과학자다.
그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며, 뇌질환과 연관이 깊은 시냅스(신경세포 연결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시냅스는 신경 전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로 시냅스에 문제가 생기면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질환이 나타난다.
존스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차세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타우 단백질을 겨냥할 것”이라며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부작용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존스 교수는 강릉에서 열린 KIST 아슬라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신약은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아리아)’이라고 불리는 부작용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아리아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혈관 벽이 손상돼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뇌출혈, 뇌부종이 대표적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할 때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血腦障壁·Blood Brain Barrier)을 손상시켜
체액이 뇌 조직으로 유입되는 것이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로 키순라의 임상시험 참가자 중 아리아 증상을 겪은 비율은 36.8%에 달하며 한계가 드러났다.
가짜 약을 복용한 사람 중 아리아 증상이 나타난 비율은 14.9%로 2배 이상 차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