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잘 베이는 종이는? 두께 65㎛ 과학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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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잘 베이는 종이는? 두께 65㎛ 과학 저널

손가락이 잘 베이는 종이는? 두께 65㎛ 과학 저널

수술 중 조직검사 2시간 빛으로 암조직 3D 관찰

회의에 가져갈 서류를 급하게 챙기는데 극심한 통증이 온다.

손가락 끝이 종이에 베인 것이다. 주변에 고통을 호소하기엔 민망하지만, 온종일 신경이 거슬린다.

직장인은 재수 없었다고 넘어갔지만, 물리학자는 자신을 괴롭힌 종이의 실체를 규명했다.

덴마크 공대 물리학과의 카레 옌센(Kaare Jensen) 교수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E’에 “실험을 통해 65㎛(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두께의 종이가 피부를 베기에 가장 적합한 것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게재 승인을 받고 곧 출판될 예정이다.

저널 용지 두께가 가장 위험

옌센 교수는 직장인의 마음을 잘 안다.

어려운 논문을 읽느라 안 그래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저널 페이지를 넘기다 손가락을 베이고 짜증이 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저널을 집어 던지는 대신, 손가락에 가장 위험한 종이 두께를 알아내서 저널에 논문을 내기로 했다.

옌센 교수 연구진은 먼저 실험실에 어떤 종이가 있는지 알아봤다.

얇은 휴지부터 과학 저널, 프린터 용지, 책, 명함, 사진 등 두께가 다양한 종이들이 모였다.

연구진은 손가락 대신 탄도 젤라틴(ballistic gelatin)으로 실험했다.

젤라틴은 묵처럼 말랑말랑한 물질로, 힘줄이나 연골에 있는 단백질인 콜라겐이 분해되면서 나온다.

그만큼 근육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탄도 젤라틴은 총알이 근육에 어떤 손상을 주는지 알아보는 데 쓰인다.

연구진은 로봇에 종이를 끼워 다양한 각도로 젤라틴에 밀어 넣었다.

손가락이 종이에 베이는 상황을 구현한 것이다. 실험 결과, 65㎛ 두께의 종이가 젤라틴에 15도 각도로 들어갈 때가 가장 위험했다.

이 정도 두께 종이는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과학 저널에 많이 쓰인다.

과학자에게 가장 위험한 종이가 과학 저널이었던 셈이다.

옌센 교수는 “65㎛보다 더 얇으면 손가락과 접촉하자마자 바로 구부러지고, 더 두꺼우면 압력이 종이 전체에 분산돼 충격이 무뎌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각종 폐지로 재활용 칼을 만들었는데, 역시 65㎛ 두께가 물건을 자르기에 가장 좋았다.

폐지 칼은 사과와 오이, 심지어 닭고기까지 자를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상처에 출혈 없으면 통증 오래 가

고작 손가락에 작은 상처가 났지만, 고통은 생각보다 심하다.

어떻게 얇은 종이가 그렇게 심한 고통을 주는 것일까.

미국 신경과학회의 정보사이트인 브레인팩트(BrainFacts.org)에 따르면 종이에 베인 고통이 심한 것은 손가락이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 세포가 집결된 곳이기 때문이다.

손가락에는 손상된 세포에서 나온 신호에 반응하는 ‘통각 수용체(nociceptor)’라는 신경 세포가 모여 있다.

손가락이 종이에 베이면 세포 손상을 감지하는 기계적 통각 수용체가 작동한다.

그보다 강도는 적지만 상처는 종이를 밝게 하는 데 사용되는 표백제와 같은 화학적 자극에 민감한 통각 수용체도 활성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신경 세포는 종이 상처 주변에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뿐만 아니라 종이 자체도 고통을 가중한다.

종이는 육안에 매끈해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보면 목제 섬유 때문에 가장자리가 상당히 거칠다.

이런 종이는 날이 선 칼보다 톱과 비슷해 피부 세포를 더 많이 손상한다.

상처 깊이는 통증을 지속시키기에 적당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피부과 의사인 헤일리 골드바흐(Hayley Goldbach) 박사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종이에 베인 상처가 표피에 머물렀다면 말초신경이 없어 통증이 없을 것”이라며 “실제 상처는 그보다 깊어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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