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韓우주발사체 기업들
속도 내는 韓우주발사체 기업들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한국 우주 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 발사체 기업들은 최근 주식시장 상장과 시험발사, 상업 발사를 준비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사체를 개발하고 사업성을 갖추기 위해 핵심 기술인 ‘재사용 발사체’ 기술 개발에 나선 기업도 있다.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내 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다음 달 초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우주발사체 ‘블루웨일’을 발사한다.
이번 발사는 블루웨일의 상단 부분을 개량한 발사체를 준궤도 시험비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준궤도 비행은 고도 100㎞에 진입한 뒤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다시 하강하는 방식이다.
블루웨일은 연료로 액체 메탄을 사용한다. 액체 연료로 주로 사용되는 케로신(등유)처럼 침전물이 쌓이지 않아 재사용 발사체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과 제어체계에 대한 지상 시험을 마치고 발사를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발사에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부품과 국내 위성기업 카이로스페이스의 위성 부품, 스페이스린텍의 우주의약품 시험 장비를 로켓에 싣는다.
이미 한 차례 시험발사에 성공한 발사체 기업인 이노스페이스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오는 23~29일 기관 수요 예측, 다음 달 3~4일 일반 청약에 돌입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4260억원으로, 공모로 480억~6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에 조달한 투자금을 발사체 ‘한빛-나노’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 한국 우주기업 최초로 시험발사체인 ‘한빛-TLV’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한빛 발사체는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혼합해 쓰는 하이브리드 로켓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국내 방산기업 LIG넥스원(155,800원 ▲ 1,600 1.04%)과 협력하고, 이탈리아·브라질에서는 위성 발사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내년 3월에는 한빛-나노에 브라질 위성을 실어 본격적인 상업 발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내년에는 90㎏ 중량의 위성을 실을 수 있는 한빛-나노로 발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내년 3월은 브라질, 같은 해 하반기에는 이탈리아 위성을 고객으로 발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발사체 기업인 우나스텔라도 로켓 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
우나스텔라는 고도 100㎞까지 비행하는 유인 발사체를 개발해 준궤도 우주여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미국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우주관광 로켓 ‘뉴셰퍼드’와 유사한 개념이다.
우나스텔라는 케로신과 액체 산소를 연료로 하는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를 개발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전남 고흥군 일대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극내 우주기업들은 발사체 분야에서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에 필수적인 재사용 발사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페이스챌린지사업을 통해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시험기체가 고도 100m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착륙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로켓 기체와 재사용 발사체 기술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 발사 서비스의 질을 단기간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우주 기업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상업 발사 실적이 없는 만큼 걱정스런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우주 전공 대학교수는 “뉴스페이스를 하려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발사에 성공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아직
한국 우주 기업들은 부족한 면이 많다”며 “우선 발사에 성공해 사업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