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불꽃 4분 27초간 펼쳐진 우주쇼의 명장면
붉은 불꽃 4분 27초간 펼쳐진 우주쇼의 명장면
북미 전역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명의 사람이 모였다.
이번 개기일식은 태양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극대기와 겹쳐 특별함을 더했다.
달 뒤로 숨은 태양의 대기가 만드는 강한 불기둥인 홍염이 나타나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8일(현지 시각) 1시간 8분에 걸친 ‘지상 최대의 우주쇼’ 개기일식이 미국 전역에서 진행됐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약 4분 27초간 일어난 개기일식 기간 동안 과학자들은 연구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개기일식은 멕시코에서 시작해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네테시, 미시간주를 거쳐 캐나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맑은 날씨 덕분에 대부분 지역에서 선명한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번 개기일식에서는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홍염’의 모습이 도드라졌다.
홍염은 태양의 외부 대기인 코로나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밝고 붉게 빛나는 기둥이 특징이다.
홍염은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는 ‘극대기’에 수개월 간 나타나는 데, 개기일식 기간이 태양의 극대기와 겹친 덕분에 홍염을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
개기일식은 지상에서 코로나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태양의 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워낙 강해 일반적으로는 코로나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개기일식, 금환일식처럼 햇빛 대부분이 차단되는 경우에만 볼 수 있다.
리사 업튼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일식 동안 태양의 홍염이 인상적이었다”며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운이 좋았지만, 홍염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이번 개기일식을 더 의미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개기일식을 바라보는 동안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에게서는 이상행동이 관찰되기도 했다.
개기일식 기간 중 동물의 이상현상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 중 하나로 올해에는 여러 연구진이 시민 참여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2017년 직전 개기일식이 일어난 당시 동물들의 이상 행동이 확인되면서 햇빛의 차단이 동물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노스캐롤라니아대주립대 연구진은 텍사스 포트워스동물원에서 거북이가 울타리를 부수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야행성 동물인 올빼미와 라쿤은 일식으로 햇빛이 가려지자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릴라는 마치 밤이 된 듯 잠자리를 찾아갔으며, 플라밍고는 큰 울음소리를 내며 무리지어 행진을 하기도 했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4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든 달라스동물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됐다.
플라밍고와 펭귄은 한데 모여 잠 잘 곳을 찾아 나섰다. 얼룩말과 기린은 사육장 안을 뛰어다니며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동물원 관리자인 앤 너트슨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동물이 예상했던 바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며 “동물들은 마치 밤이 찾아 온 것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아직 일식이 동물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햇빛 차단과 함께 기온의 급격한 하락이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과학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미국 전역에서는 일식으로 인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각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시작된 후 수분이 지나 본격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었으나 최대 9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곳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