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이상고온에 북극 해빙 5분의 1 사라졌다
봄철 이상고온에 북극 해빙 5분의 1 사라졌다
연구팀이 북극 해빙 면적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머지않은 미래인 2035년에는 해빙이 없는 북극이 나타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해빙은 말 그대로 바닷물이 냉각돼 만들어져 바다에 떠 있는 얼음층을 말한다.
해빙은 염분이 있어 어는점이 섭씨 영하 1.9도로 일반 얼음보다 낮다.
북극 해빙은 매년 봄부터 여름까지 녹으면서 9월 최소 면적을 기록한 뒤 가을부터 겨울까지 다시 얼어붙는다.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 영향으로 북극 해빙이 9월에는 아예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과학계의 경고다.
북극 해빙은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북극의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새하얀 해빙은 높은 반사도로 지구로 들어온 태양에너지를 반사해 우주로 내보낸다.
결국, 기후 변화로 북극 해빙이 사라지게 되면 태양에너지가 지구로 흡수되고 다시 지구온난화 현상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해빙은 바다표범들에게는 쉼터이자 북극곰에게는 사냥터인 곳으로, 북극 생태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1일 나라스페이스 어스페이퍼팀이 공개한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시베리아 위쪽에 있는 북극해인
랍테프해의 고착빙은 관측 지역 총 55만㎢ 중 14만1241㎢로, 5년 전인 2018년(15만9684㎢)보다 11.5% 줄었다.
최근 5년 중 고착빙 가장 적었던 시기는 2020년으로, 면적이 12만5813㎢에 그쳤다.
어스페이퍼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하는 위성 영상을 활용해 랍테프해의 해빙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해빙은 반사도가 높아 ‘RGB’ 광학 위성 영상만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
RGB는 사람이 눈으로 인식하는 빨강(Red)과 초록(Green), 파랑(Blue) 삼원색으로 색을 표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만 해빙과 구름이 겹칠 경우, 구분이 어려워 ‘정규 강설 지수(NDSI)’를 활용한다.
정규 강설 지수는 가시광선 대신 단파 적외선 영역의 분광 밴드를 적용해 반사율에 따라 구름은 밝게, 해빙은 어둡게 보이도록 한다.
이번 분석에는 RGB 위성 영상과 정규 강설 지수 방식을 합쳐 개발한 ‘해빙 탐지 알고리즘’이 활용됐다.
랍테프해의 고착빙을 관측한 건 해빙 면적을 분석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해빙은 바다에 떠 있어 바람과 해류에 따라 하루 최대 20㎞를 이동해 관측이 어렵다.
어스페이퍼팀은 바다에 떠 있으면서도 육지에 붙은 고착빙을 탐지해 북극 해빙의 전체적인 변화를 추적했다.
고착빙이 녹는 속도와 해마다 변하는 면적을 분석해 기후 변화의 추이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랍테프해의 고착빙 면적이 가장 작았던 해는 2020년이다.
미 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북극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는 북극 지역에서 산업과 상업
군사활동이 증가하면서 해빙이 녹는 시기가 일찍 시작됐다.
특히 해안 영구동토층이 녹는 속도도 빨라지면서 그 안에 있던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빠져나왔다.
이 영향으로 2020년 북위 60도 연평균 지표면 온도는 19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