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세포치료제 면역세포 작동 원리 찾았다
만능 세포치료제 면역세포 작동 원리 찾았다
2017년 처음 발견된 면역세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이 세포는 모든 종류의 암세포를 공격하면서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아 연구가 발전하면 ‘만능 항암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나로 리베로 스위스 바젤대 교수 연구진은 1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에 “MR1T세포가 암세포에서
카보닐이란 물질과 유전물질의 염기 대사 변화를 인식해 공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T세포는 면역세포인 백혈구로,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직접 공격한다. MR1T세포도 T세포의 일종이다.
리베로 교수는 “MR1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으나 어떻게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는지 알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1T세포는 2017년 처음 발견됐다.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더라도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 차세대 세포치료제 후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MR1T세포는 MR1이란 분자를 인식하는데, 암세포는 물론 정상세포에도 있는 물질이어서 어떤 원리로 암세포만 공격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MR1T세포가 암세포에서 일어나는 대사 변화를 감지한다고 보고 실험을 진행했다.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잘라내고 교체할 수 있는 효소 단백질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암세포에서 대사 관련 유전자들을 편집했다.
이후 MR1T세포가 유전자가 바뀐 암세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실험 결과 일부 암세포는 MR1T세포의 공격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암세포는 세포핵에서 염기의 대사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편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염기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을 구성하는 물질이다.
유전자가위로 편집한 대사 유전자는 핵염기에 카보닐이라는 물질을 붙이는 역할을 한다.
결국 MR1T세포는 카보닐이 쌓여있으면 암세포, 없으면 정상세포로 구분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MR1T세포의 암세포 공격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냈다.
MR1T세포가 핵염기에서 감지하는 카보닐이 더 잘 축적되도록 하는 약물을 주입해 암세포를 더 잘 찾아내도록 했다.
MR1T세포의 작동 원리를 찾아내면서 세포치료제 기술도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치료제는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로, 효과가 우수하면서 부작용이 적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키메릭 항원 수용체 T(CAR-T)세포’가 대표적인 항암 세포치료제이다.
환자의 T세포를 뽑아내서 암세포 탐지능력을 강화시킨 다음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주사 한 번으로 완치율이 50%에 달한다.
그러나 CAR-T세포는 탐지력을 훈련시킨 한 종류의 암에만 효과가 있고, 대장암·간암·폐암 같은 고형암에는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인체 전투 부대가 특정 지역에 주둔한 특정 군인만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MR1T세포는 모든 종류의 암세포를 공격하는 만큼 이론적으로 만능 세포치료제가 될 수 있다.
리베로 교수는 “MR1T세포를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알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생리학·병리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