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태양을 삼킨 순간 뿔 달린 혜성이 지난다
달이 태양을 삼킨 순간 뿔 달린 혜성이 지난다
4월 8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날 동안 71년 만에 한 번 지구 주변에 나타나는 혜성 쇼도 함께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천문학계에 따르면 뿔이 있는 혜성으로 불리는 ‘12P/폰스 브룩스’ 혜성이 8일 달이 해를 가리는 개기일식 기간에 어두워진 하늘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먼지와 암석, 얼음으로 구성된 혜성은 태양과 태양계 외곽을 일정 궤도로 주기적으로 공전하는 천체다.
궤도가 태양에 가까워지면 혜성이 가열되면서 가스를 배출하고 혜성 주변에 빛나는 후광을 만들어 코마라고 불리는 빛을 발하기도 한다.
12P 혜성에서는 자주 폭발이 발견되는데 마치 뿔이 달린 것처럼 보여 ‘악마 혜성’ ‘밀레니엄 팔콘’ 등 별명을 얻어왔다.
이 혜성은 보통 71년마다 태양계를 방문하는데 올해는 4월 21일에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서 지구에서 1억970만 킬로미터 이내를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북반구의 밤하늘에서 관측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8일 멕시코와 미국 15개주, 캐나다 상공을 통과하는 개기일식 기간 동안 혜성이 태양에 상당히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천문관측 전문 사이트 어스스카이는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하늘이 어두워지면 태양의 한쪽에서 가장 밝은 금성이 눈에 띄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태양 반대편에서는 두 번째로 밝은 행성인 목성과 함께 폰스 브룩스 혜성을 태양 사이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가면서 지구 표면에 그림자를 드리울 때 나타난다.
개기일식의 경로에 있는 달은 태양과 거의 같은 크기로 나타나기 때문에 몇 분 동안 전체 해를 가린다.
혜성은 육안으로 거의 보이지 않거나 적어도 쌍안경을 사용해야 겨우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식 기간 동안 이 혜성은 날마다 밝기에 따라 보일 수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혜성이 극적으로 폭발하면 후광의 크기가 커져 더 밝게 보일 수 있다. 혜성이 개기일식과 함께 나타난 것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 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식을 관측하려면 일식 안경을 착용하고 카메라, 망원경, 쌍안경에 항상 태양 필터를 장착해야 한다고 권했다.
미국에서 7년 만에 관측되는 개기일식으로 총 60억달러(약 8조1180억원)가 넘는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 시각) 미 CBS 방송에 따르면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오는 8일 낮 예정된 일식이 미국 여러 주의 호텔, 레스토랑, 여행 등 업계에 붐을 일으키면서
60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적 부양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경제학자이자 페리먼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레이 페리먼은 CBS 인터뷰에서 “단기간에 집중되기는 하겠지만, 소도시를 포함해 여러 도시가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먼은 이번 일식이 특히 봄에 나타나면서 겨울 동안 움츠렸던 미국인들의 여행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 항공우주국(NASA)이 미국에서 다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기회가 20여년 뒤인 2045년에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희소성’의 가치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하면서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으로, 미국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이후 약 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