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깨워 건강 수명 6년 늘린다
뇌세포 깨워 건강 수명 6년 늘린다
뇌세포를 깨워 노화를 늦추고 건강 수명을 5년이나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화가 진행되면 몸에 에너지가 부족해져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이때 뇌세포를 자극해 에너지 생산 공장을 다시 가동하면 노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의 이마이 신이치로(Imai Shin-ichiro) 교수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최신호에
“뇌세포가 지방 조직과 소통하는 경로를 회복시켜 세포에 연료를 공급하고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포에 연료 공급하는 경로 복원
통신망이 끊어지면 사회 인프라가 무너진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최근 신체 기관 사이의 통신이 노화를 조절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이가 들어 인체 통신이 약해지면 장기들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신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은 생쥐 실험을 통해 뇌 시상하부와 지방 조직을 연결하는 통신 회로가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상하부는 입천장 바로 위쪽에 있는 뇌 영역으로, 대사과정과 자율신경계를 조절한다.
체온이나 생체리듬도 시상하부가 관장한다.
등쪽 내측 시상하부에 있는 신경세포는 Ppp1r17이라는 단백질을 만든다.
그러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서 교감신경계를 자극한다.
교감신경계는 흥분하거나 응급 상황 또는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고 강하게 신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만든다.
이를테면 적을 만났을 때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준비를 할 때 교감신경이 관여한다.
교감신경계가 자극되면 피부나 배에 저장된 백색 지방 조직이 신체 활동에 연료가 되는 지방산을 혈액 속으로 방출한다.
동시에 지방 조직은 eNAMPT라는 효소도 방출해 뇌 시상하부가 필요한 연료를 생산하도록 유도한다.
간단히 말해 뇌 시상하부와 지방 조직이 주고받는 통신 덕분에 세포가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받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수명 5년 연장 효과
연구진은 나이가 들면 뇌 시상하부에서 Ppp1r17 단백질이 신경세포의 핵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로 인해 신경세포에서 나오는 신호가 약해졌다. 자연 백색 지방 조직과 연결된 신경망이 줄어든다.
지방 조직은 지방산과 eNAMPT 효소를 방출하라는 신호를 그전만큼 받지 못한다.
뇌와 다른 조직으로 갈 연료가 피부와 배에 지방으로 쌓이면서 체중이 증가한다.
연구진은 생쥐의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약물을 투여해 나이가 들어도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핵에 Ppp1r17 단백질이 남도록 했다.
그러자 늙은 생쥐가 같은 나이의 동료보다 쳇바퀴를 더 많이 뛰고 털의 윤기도 살아났다.
수명도 늘었다. 생쥐는 수명이 900~1000일, 즉 2년 반 정도이다.
하지만 뇌와 지방 조직 사이의 통신을 유지한 쥐는 동료보다 60~70일 더 살았다.
수명이 7%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평균 수명 83세인 한국인이라면 6년 가까이 더 건강하게 사는 셈이다.
이마이 교수는 “뇌를 자극해 생쥐의 노화를 지연시키고 건강한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입증했다”며
“과거 선충이나 초파리에서 검증된 방법이 포유류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