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거기서 같은 궤도 도는 트로이 행성 첫 발견
네가 왜 거기서 같은 궤도 도는 트로이 행성 첫 발견
두 외계 행성이 같은 궤도로 별(항성)을 돌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태양계에서 소행성들이 같은 궤도로 목성을 공전하고 있지만, 행성이 궤도를 공유하는 모습은 처음 발견됐다.
학계에서는 이번 관측이 사실로 확증되면 행성 형성 이론을 새로 써야 한다고 평가했다.
유럽남방천문대(ESO)는 20일 “지구에서 370광년(光年,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거리에 있는 별인 PDS 70을 같은
궤도에서 공전하고 있는 원시행성(原始行星)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관측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 실렸다.
전파망원경 사진을 보면 가운데 PDS 70 별 주위로 원반이 보인다. 항성 주변에 우주 먼지와 기체, 소행성 등이 밀집된 형태이다.
이들이 뭉치면 행성이 된다. 그래서 원반 안쪽에 행성들이 있는 곳에 공간이 생긴 것이다.
별 바로 아래에 얼룩 같은 점이 보인다. 행성으로 진화하고 있는 원시행성인 PDS 70b이다.
그 오른쪽 옆에도 비슷한 얼룩이 보인다
연구진은 행성을 이루는 물질들이 모여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량은 지구를 도는 달의 2배에 이른다. 연구진은 두 천체가 같은 궤도로 별을 도는 ‘트로이 행성’이라고 밝혔다.
별 오른쪽 3시 방향에 있는 얼룩은 또 다른 행성인 PDS 70c이다.
태양계에서는 목성을 공전하는 소행성들이 궤도를 공유하고 있다.
바로 트로이 소행성군(Trojan asteroid group)이다. 목마(木馬)에 숨어 트로이 성에 침투한 그리스군처럼 같은 궤도를 공유하는 소행성들을 말한다.
트로이 소행성들은 태양과 목성의 중력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라그랑주 지점에서 별을 돌고 있다.
목성의 궤도를 공유하는 소행성은 약 1만 개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숫자는 수백만 개에 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밖에는 트로이 소행성처럼 별 주위를 같은 궤도로 도는 트로이 행성이 있으리라 예측했지만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공동 저자인 마드리드 천체생물학연구소의 호르헤 릴로-박스(Jorge Lillo-Box) 박사는 “트로이 행성은 신화 속 동물인 유니콘처럼 이론으로 존재하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설의 유니콘을 실제로 찾은 셈이다.
논문 제1 저자인 스페인 마드리드 천체생물학연구소의 올가 발살로브레-루자(Olga Balsalobre-Ruza) 연구원은 “과학자들은 20년 전부터 질량이 비슷한 두 행성이
공전 궤도를 공유하는 트로이 행성이 될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 예측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해발 고도 5000m에 있는 전파망원경인 ALMA(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로 PDS 70 별을 관측했다.
별을 공전하는 행성은 별과 달리 빛이 나오지 않아 직접 관측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행성을 추적했다.
먼저 행성 대신 별을 관측하는 것이다. 별 앞으로 행성이 지나가면 빛이 일부 사라지는 식(蝕) 현상이 발생한다.
별빛에 미세한 변화가 주기적으로 생기면 공전하는 행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중력 변화를 포착하는 방법이다.
별은 주변 행성의 중력에 영향을 받아 조금씩 움직인다. 만약 별이 지구 쪽으로 움직이면 파장이 짧은 파란색을 더 띠고, 멀어지면 파장이 긴 붉은색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외계 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